상권(商圈)은 일정한 지역을 중심으로 재화와 용역의 유통이 이루어지는 공간적 범위를 의미한다. 협의의 상권은 상품이 유통되는 일정한 지역을 가리키며, 상세권(商勢圈)이라고도 한다.
개념과 특징
상권은 점(point)이 아니라 면(面)의 개념으로, 하나의 가게 자체가 아니라 그 가게를 포함한 주변 일대가 하나의 경제적 생태계로 작동하는 공간적 단위를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상권이 발달할수록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상권은 소비자가 특정 상점을 이용하기 위해 이동하는 거리나 시간을 기준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으며, 구매 빈도가 높을수록 상권의 범위는 좁아지고 구매 빈도가 낮을수록 상권의 범위는 넓어지는 경향이 있다.
상권의 분류
상권은 중심지의 성격에 따라 도회지 상설시장의 상권과 농어촌지역 정기시장의 상권으로 나눌 수 있으며, 크기에 따라 대상권·중상권·소상권으로 구분된다. 대상권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생산지로부터 대량 반입된 상품이 그 지역에서 소비될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도 다량 반출되는 상권이며, 중상권은 도매와 소매가 함께 이루어지고 인근 지역 물산의 집산지 구실을 하는 지방 중소도시에 형성되는 상권이다. 소상권은 상설시장의 발달이 미약하고 소매를 위주로 하는 소도시나 정기시장에 형성된다. 몇 개의 소상권은 중상권에, 몇 개의 중상권은 대상권에 포괄되는 위계 구조를 보인다.
상권 범위에 따른 분류로는 지역상권(general trading area), 지구상권(district trading area), 점포상권 등이 있으며, 실무적으로는 생활상권, 약속상권, 오피스상권 등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상권 형성의 조건
상권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풍부한 상품의 존재가 전제된다. 생산물이 자급자족을 벗어나 상품화 수준에 이를 정도로 사회적 생산력이 높아야 한다. 둘째, 소비력이 왕성해야 한다. 특히 인구는 수요의 창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일정 지역의 인구밀도는 상권의 형성·분할·확대를 좌우한다. 셋째, 교통·수송의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이 조건은 상품의 수송뿐 아니라 구매자의 접근성을 좌우한다. 이 밖에도 지리적 요소, 행정구역, 역사적 배경 등이 상권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역사적 측면
한국에서는 조선시대 서울의 시전이 독점 상권을 침범하는 비시전상인의 상업활동을 막기 위해 금난전권(禁亂廛權)을 행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상권의 형성은 곧 그 지역 상인들이 일종의 독점권을 확립하였음을 의미하며, 상권에 속하지 않는 상인의 상거래는 여러 상업관행과 특권에 의하여 제한되기도 하였다. 개항 이후에는 대외무역의 발전과 교통·수송 수단의 발달에 따라 기존의 상권이 약화되거나 재편되고, 개항장이나 교통 요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었다. 광복 이후에는 인구의 도시 집중과 교통·통신의 발달, 자본의 증가, 수요의 다양화에 따라 인구 밀집 지역이나 전문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었다.
현대적 의미
현대에 들어서는 창업 및 상업 입지 선정의 핵심 지표로 활용되며, 유동인구 규모, 소비 패턴, 업종 구성, 배후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상권 분석이 널리 이루어진다.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 등 법령에서는 지역상권을 소유자·임대인·임차인·토지소유자·주민 등이 어우러져 지역에 특화된 생활·문화·경제적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상가건물 밀집지역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상권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며 골목상권 단위의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한편 온라인 유통의 확대로 인해 물리적 공간의 범위를 넘어서는 상권의 개념 확장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