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라멘(일본어: 札幌ラーメン)은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에서 발생한 지역 고유의 라멘 스타일을 가리킨다. 도쿄(쇼유 라멘), 후쿠오카(돈코츠 라멘)와 함께 일본 3대 라멘 스타일 중 하나로 꼽히며, 일반적으로 미소(된장) 육수를 사용하는 미소 라멘을 대표적인 형태로 본다.
역사
삿포로 라멘의 시초는 1922년, 중화요리 식당인 다케카 식당(竹家食堂)이 판매를 시작한 '육사면'(肉絲麺)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제2차 세계 대전 시기의 배급제로 인해 면 가게들이 대부분 문을 닫으면서 명맥이 끊겼다. 전후 1946~1947년경 스스키노와 니조 시장 일대에서 노점 라멘 포장마차가 다시 등장하였고, 1951년에는 여러 가게가 모여 최초의 '라멘 요코초'를 형성하였다.
미소 라멘의 본격적인 탄생은 1950년대 중반(대략 1954~1955년)으로, 스스키노에 위치한 '아지노 산페이'(味の三平)의 창업자 오미야 모리토(大宮守人)가 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미야는 미소가 건강식품이라는 신념 아래 여러 종류의 미소를 연구하였고, 마늘과 함께 채소를 웍에 볶아 넣는 조리법을 도입하였다. 한편 삿포로 관광 협회는 미소 라멘에 최적화된 곱슬면을 니시야마 세이멘이 완성한 1958년을 기점으로 보기도 한다. 손님이 돼지고기 미소국에 면을 넣어 달라고 요청한 것이 시초라는 설이 있으나, 오미야 가문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1955년 잡지 '구라시노 데초'(생활의 수첩)의 특집 기사를 계기로 전국적으로知名度를 얻었으며, 1960년대 백화점 박람회 시연, 1968년 인스턴트 라멘 '삿포로 이치방 미소 라멘' 출시 등을 통해 일본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특징
삿포로 라멘의 가장 큰 특징은 미소(된장)를 베이스로 한 진한 육수이다. 육수는 돼지뼈나 닭고기로 우려내며, 홋카이도산 적미소와 백미소를 혼합하여 사용한다. 조리 과정에서 웍(중화 냄비)을 사용하여 양파, 숙주나물, 양배추, 다진 돼지고기 등을 센 불에 볶은 후 미소 타레(양념 소스)를 캐러멜화하고 육수를 부어 한 그릇씩 완성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 웍 조리법은 국물에 스모키하고 구수한 풍미를 더한다.
면은 중간 두께의 곱슬면으로, 국물을 잘 머금도록 설계되어 있다. 국물 표면을 돼지기름(라드) 막이 덮고 있어 삿포로의 추운 겨울에도 마지막까지 뜨겁게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토핑으로는 볶은 숙주나물, 양파, 옥수수, 버터, 차슈, 파 등이 있으며, 특히 옥수수와 버터를 함께 넣은 '콘버터 라멘'은 홋카이도의 낙농업과 옥수수 재배를 반영한 지역 특산 메뉴로 유명하다.
변형과 종류
삿포로 라멘은 미소 라멘이 가장 대표적이나, 동일한 가게에서 간장(쇼유) 라멘이나 소금(시오) 라멘도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삿포로 라멘은 홋카이도 3대 라멘(삿포로·하코다테·아사히카와)의 하나이며, 확장된 분류에서는 쿠시로 라멘, 무로란 카레 라멘 등이 홋카이도 5대 라멘으로 포함되기도 한다.
영향
'삿포로 라멘'이라는 명칭은 인스턴트 라멘 브랜드의 이름으로도 널리 사용되었으며, 일본에서 '라멘'이라는 용어가 '주카소바'(중화소바)를 대체하여 정착하는 데에도 인스턴트 라멘 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삿포로 시내의 스스키노 지역과 삿포로 라멘 요코초에는 다수의 라멘 전문점이 밀집해 있으며, 신치토세 공항에도 주요 브랜드의 분점이 입점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