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삼강오륜(三綱五倫)은 유교에서 기본이 되는 도덕적 지침으로,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할 세 가지 강령(綱領)과 다섯 가지 윤리(倫理)를 의미한다. 유학의 도덕적 이념과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인륜적 사회관계의 중핵을 이루는 군신(君臣)·부자(父子)·부부(夫婦)·장유(長幼)·붕우(朋友) 사이에 지켜야 할 핵심 윤리강령과 실천 덕목을 일컫는다.
삼강(三綱)
삼강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강령으로 구성된다.
-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은 신하의 벼리가 된다. 여기서 '벼리[綱]'란 그물의 굵은 줄, 즉 중심축을 뜻하며, 임금이 신하의 모범이 되고 신하는 임금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부위자강(父爲子綱): 아버지는 자식의 벼리가 된다. 부모가 자식의 본보기가 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 부위부강(夫爲婦綱): 지아비(남편)는 지어미(아내)의 벼리가 된다. 남편이 아내의 중심이 된다는 의미로, 가부장제 질서를 반영한다.
삼강의 현행 내용은 후한(後漢) 시대의 『백호통의(白虎通義)』에서 기인한다. 한대(漢代)의 유학자 동중서(董仲舒)는 삼강과 오상(五常)의 근원이 천(天)에 있다고 보아 이를 형이상학적으로 체계화하였으며, 이후 송대(宋代)의 주희(朱熹)는 삼강을 천리(天理)가 드러난 것으로 이해하였다.
오륜(五倫)
오륜은 『맹자(孟子)』 「등문공 상(滕文公上)」에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유학의 기본 실천윤리 원칙으로, 다음 다섯 가지로 구성된다.
- 부자유친(父子有親): 어버이와 자식 사이에는 친함(사랑)이 있어야 한다.
- 군신유의(君臣有義):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로움이 있어야 한다.
- 부부유별(夫婦有別): 부부 사이에는 분별(역할의 구분과 존중)이 있어야 한다.
- 장유유서(長幼有序):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차례와 질서가 있어야 한다.
- 붕우유신(朋友有信): 벗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오륜의 다섯 덕목인 친(親)·의(義)·별(別)·서(序)·신(信)은 유교의 다섯 가지 기본 덕목인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반영하고 있다.
역사적 전개
오륜은 전국시대 맹자에 의해 이미 제시된 유학의 기본 윤리 원칙이었으며, 삼강은 한대 이후 정치적 목적에서 정립된 개념이다. 정통 유교의 근본은 오륜에 있으며, 삼강은 후대에 정치적 필요에 의해 마련된 측면이 있다. 삼강오상(三綱五常)이라는 용어는 동한(東漢)의 마융(馬融)에 의해 함께 언급되었고, 송대 성리학이 확립되면서 주희가 『소학(小學)』에서 오륜의 실천 원칙을 상세히 설명하며 삼강오륜의 개념이 정착되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1431년(세종 13) 집현전 부제학 설순(偰循) 등이 삼강의 모범이 되는 충신·효자·열녀 105명의 행적을 모아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를 편찬하였다. 이후 『속삼강행실도』, 『이륜행실도』, 『동국신속삼강행실도』 등이 간행되었으며, 1797년(정조 21)에는 삼강과 이륜을 종합한 『오륜행실도』가 편찬되어 형식상 완전한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현대적 평가와 재해석
삼강오륜은 전제군주정과 가부장제 질서를 기반으로 한 사상으로, 현대 사회의 성평등·개인주의·민주주의 가치와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 특히 삼강의 '부위부강' 조항은 남녀평등 관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 또한 조선시대의 행실도 편찬 사업에 대해서도, 다산 정약용을 비롯한 학자들은 그것이 일반 백성들에게 가문의 영광이나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미끼로 한 일종의 '거래'였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현대 학계에서는 삼강오륜을 현대적 가치에 맞추어 재해석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신정근(2010)은 기존의 권위적·순종적 성격의 삼강오륜을 '구삼강오륜(舊三綱五倫)'으로 규정하고, 민위국강(民爲國綱)·인위사강(人爲社綱)·인위호강(人爲互綱)의 '신삼강'과 인인유친(人人有親)·노사유의(勞使有義)·소생유경(消生有敬)·민관유혜(民官有惠)·국국유신(國國有信)의 '신오륜'을 제시하였다. 이는 개인 간 관계, 사회적 유대, 남녀의 평등, 신뢰 사회 구현 등 현대적 가치에 맞춘 재해석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