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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미

살미(山彌, 沙乙尾, 乷尾)는 한국 전통 목조 건축에서 공포(栱包)를 구성하는 부재 중 하나로, 주두(柱頭) 위에 보(梁) 방향으로 중첩하여 설치하는 장방형 단면의 긴 부재를 가리킨다. 이는 중국이나 일본 건축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 고유의 건축 용어이다.

어원 및 명칭

조선시대 영건의궤(營建儀軌)에는 살미가 '沙乙尾'(1633년 『창경궁수리도감의궤』) 또는 '山彌'(이후 대부분의 의궤)로 표기되어 있다. 이는 모두 이두식 표기이다. 한편 한자 '山彌'의 독음과 관련하여 일부에서는 '살'이 고유어로 '동쪽(東)'을 의미한다는 어원 추정도 존재하나, 이는 학계에서 널리 확인된 설은 아니다.

구조적 특징

살미는 첨차(檐遮)와 직각 방향으로 반턱맞춤으로 결구된다. 구조역학적으로 첨차를 아래에, 살미를 위에 놓는 것이 일반적이며(살미는 엎을장, 첨차는 받을장), 주두와 소로 윗면에 만든 '갈'이라는 홈에 끼워 고정한다. 공포 구조에서 살미는 보 방향으로 건물 내외로 빠져나와 처마를 길게 뺄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외목도리를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시대별 변천

삼국시대부터 남북국시대까지는 살미의 끝을 직절(直切)하고 그 아래 부분을 곡선으로 깎은 '교두(翹頭)형'이 일반적이었다. 고려시대에 들어서면서 형태에 변화가 나타나 봉정사 극락전에서는 연화두(蓮花頭)형이, 수덕사 대웅전과 부석사 무량수전에서는 쇠서(牛舌)형이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조선시대에는 다포식 건축이 보편화되면서 쇠서형이 일반화되었고, 외단부에 앙서(仰舌, 위로 향한 형태), 수서(垂舌, 아래로 향한 형태), 운공(雲工, 구름무늬 조각), 봉취(鳳嘴), 천계(天鷄)형 등 다양한 초각(彫刻) 형태가 나타났다.

조선시대 후기 다포식 건축에서는 살미의 위치와 형태에 따라 일정한 법식이 적용되었다. 가장 위에 위치한 살미는 구름·봉취·천계형으로 초각하고, 그 아래는 수서형, 나머지 하단의 살미는 모두 앙서형으로 제작하였다. 영조의궤에서는 앙서형을 제공(齊工), 수서형을 익공(翼工), 구름무늬 조각을 운공(雲工)이라 불렀으며, 위치에 따라 초제공, 이제공, 삼제공 등으로 구분하여 호칭하기도 하였다.

의의

살미는 한국 전통 목조 건축의 구조적 특성과 시대별 미감(美感)의 변화를 보여주는 핵심 건축 부재로, 공포에서 건물의 높이를 높이고 출목(出目)을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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