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스테파노디세사니오
산토스테파노디세사니오(Santo Stefano di Sessanio)는 이탈리아 남부 아브루초(Abruzzo)주 라퀼라(L'Aquila)도에 위치한 코무네(기초자치단체)이다. 그란사소 에 몬티델라가 국립공원(Gran Sasso e Monti della Laga National Park)의 남쪽 입구에 해당하며, 아펜니노산맥에서 가장 높은 지역인 캄포 임페라토레 고원(Campo Imperatore) 바로 아래 해발 약 1,250m 지점에 자리한 중세 산악 마을이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되는 "이 보르기 피우 벨리 디탈리아"(I Borghi più belli d'Italia)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명칭의 유래
"산토 스테파노"(Santo Stefano)는 마을의 수호성인인 성 스테파노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디 세사니오"(di Sessanio)라는 수식어는 1863년 4월 21일 왕실령에 의해 부여되었으며, 이는 현재 마을 인근에 존재했던 로마 시대의 작은 정착지 이름인 "섹스탄티오"(Sextantio)에서 유래한 변형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
이 지역 일대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9세기 초 볼투르노의 산 빈첸초 수도원(Monastery of San Vincenzo al Volturno)에 관한 문헌인 《크로니콘 불투르넨세》(Chronicon Vulturnense)에서 확인된다. "산토 스테파노"라는 명칭의 정착지가 존재했다는 확실한 첫 기록은 124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3세기부터 이 마을은 카라펠레 남작령(Baronia di Carapelle)의 봉토 구역에 포함되었으며, 1806년 봉건제 폐지 때까지 이 지역의 역사적 흐름을 함께 따랐다. 이 봉토는 파글리아라, 플레시스, 콜론나, 첼라노, 칼도라 등의 가문을 거쳐, 1579년 토스카나 대공 프란체스코 1세 데 메디치(Francesco I de' Medici)에게 매각되었다. 이후 1743년까지 메디치 가문의 지배 아래 있었으며, 이 시기에 마을은 피렌체 가문의 양모(羊毛) 무역 거점으로 번성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19세기 이탈리아 통일 이후 트라스투만차(transumanza, 계절 이동 목축)가 쇠퇴하면서 마을은 점차 쇠락했고, 인구의 대규모 이탈로 인해 상당수 지역이 방치되었다. 1994년 스웨덴계 이탈리아인 사업가 다니엘레 킬그렌(Daniele Kihlgren)이 마을의 대부분을 매입하여 보존적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분산형 호텔(알베르고 디푸소, albergo diffuso)을 조성하면서 관광 중심지로 재부상하였다.
2009년 4월 6일 발생한 라퀼라 지진으로 마을의 상징이었던 메디치 탑(Torre Medicea)이 완전히 붕괴되고 17세기에 건립된 마돈나 델 라고 교회의 정면부가 크게 손상되는 피해를 입었다. 메디치 탑의 복원 작업은 약 3년간 진행되어 2021년 10월에 완료되었다.
주요 건축물
- 메디치 탑(Torre Medicea): 14세기에 기록이 확인되는 망루로, 마을 꼭대기에 위치한다. 메디치 가문 시기에 개축되었으며, 지진 이전 높이는 약 20m였다.
- 메디치 문(Porta urbica): 마을의 주요 출입문으로, 16세기 복원 형태가 현재에 이르며 메디치 가문의 문장이 새겨져 있다.
- 메디치 궁전(Palazzo Mediceo "La Bifora"): 16세기 중반 르네상스 양식의 로지아(회랑)를 갖춘 메디치 가문의 저택으로, 정의장관 관저로도 사용되었다.
- 산토 스테파노 순교자 성당(Chiesa Madre di Santo Stefano Martire): 성벽 밖 현대 묘지 입구에 위치하며, 로마네스크 양식의 포털을 통해 13세기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의 외관은 1703년 지진 이후 재건된 18세기 중반 형태이다.
- 성모 마리아 델 라고 경당(Cappella della Madonna del Lago): 마을 남쪽 연못 근처에 있는 17세기 건립의 전원 경당으로, 2009년 지진으로 피해를 입어 복원 중이다.
경제
과거에는 목축, 양모 생산, 그리고 트라스투만차(이동 목축)가 주요 경제 활동이었으며, 메디치 가문 시절에는 "카르파냐"(carfagna) 양모의 생산 및 유통 거점으로서 번성했다. 현재는 관광업이 주된 수입원이며, 특히 현지에서 재배되는 렌티키아(lenticchia, 렌즈콩)는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의 프레시디오(presidio)로 인정받아 매년 9월 첫 주말에 이 렌즈콩을 기념하는 축제("Sagra delle Lenticchie")가 개최된다. 인구는 2020년 기준 약 110~117명 수준으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코무네 중 하나이다.
지진 취약성
이 지역은 지진 위험이 높은 지역(이탈리아 지진 분류 제1구역)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1703년과 2009년에 큰 지진 피해를 겪었다. 마을의 도로는 겨울철 폭설 시 때때로 단절되기도 한다.
영화 촬영지
이 마을은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영화 《순수한 형식》(Una pura formalità, 1994) 등 다수의 영화 촬영지로 사용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