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드라 바흐터(Sandra Wachter)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법학자로서,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공학 및 알고리즘 규제 분야의 법적·윤리적 쟁점을 연구하는 학자이다. 현재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Oxford Internet Institute)에서 '기술과 규제'(Technology and Regulation)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독일 하소 플라트너 연구소(Hasso Plattner Institute)의 훔볼트(인공지능) 교수직도 겸하고 있다.
학력과 경력
바흐터는 오스트리아에서 성장하여 빈 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2009년 LL.M.(법학석사)을 취득했다. 이후 오스트리아 연방 보건부에서 법률자문으로 근무했으며, 빈 대학교에서 기술·지식재산·민주주의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와 함께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사회과학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2016년에는 영국 앨런 튜링 연구소(Alan Turing Institute)의 연구 펠로우로 활동했고, 이후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에 합류하여 2019년 부교수, 2022년 '기술과 규제' 교수로 승진했다. 2024년 알렉산더 폰 훔볼트 재단의 인공지능 분야 훔볼트 교수(Humboldt Professor)로 선정되었으며, 2025년 베를린에서 공식 시상식이 개최된 바 있다.
주요 학문적 기여
바흐터는 데이터 보호,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 프로파일링, 알고리즘 편향, 공정성 등 규범·법학·기술을 결합한 주제를 연구한다. 그녀의 주요 학문적 기여는 크게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브렌트 미텔슈타트(Brent Mittelstadt), 루치아노 플로리디(Luciano Floridi)와 함께 공저한 논문 「자동화된 의사결정의 '설명권'은 GDPR에 존재하지 않는다」(2017)에서, 유럽연합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GDPR) 조항을 원문·체계적으로 분석하여 법전에 일반적 '설명권'이 명시되지 않았음을 논증했다. 이 연구는 데이터 평가 단계의 권리 공백을 제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둘째, 미텔슈타트·크리스 러셀(Chris Russell)과 함께 제안한 '반사실적 설명'(Counterfactual Explanations) 개념이다. 이는 "무엇이 달랐다면 결과가 달라졌는가"를 제시하여, 알고리즘의 내부 구조(영업비밀)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개인에게 의미 있는 설명을 제공하는 방법을 제안한 것이다. 이 접근 방식은 구글의 'What-If Tool'(TensorBoard)에 구현되기도 했다.
셋째, 미텔슈타트와 함께 제안한 '합리적 추론권'(A Right to Reasonable Inferences) 개념이다. 이는 데이터의 '입력' 단계뿐 아니라 '평가·추론' 단계에서도 개인이 자신에 대한 예측·추정에 대해 설명과 시정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빅데이터·AI 시대의 데이터 보호법 재설계를 위한 틀을 제공한다.
또한 바흐터는 유럽 차별금지법의 맥락의존적 판단과 통계적 공정성 지표 사이의 간극을 지적하며, '조건부 인구집단 격차'(CDD)를 바이어스 측정의 표준 입증 틀로 제안한 논문「왜 공정성은 자동화될 수 없는가」(2021)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이후 튜링 연구소 연차보고와 아마존 사이언스 등의 기술 문서에서 인용되기도 했다.
정책 자문 활동
바흐터는 정부·기업·국제기구 차원의 정책 자문에도 참여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연결·자율주행 윤리 가이드라인' 전문가 그룹(EC High-Level Expert Group on Ethics of Connected and Automated Vehicles)의 구성원으로 활동했으며, 세계경제포럼(WEF) 가치·윤리·혁신 위원회의 멤버로도 알려져 있다.
수상
바흐터의 주요 수상 경력으로는 2017년 CognitionX AI 슈퍼히어로상(윤리 부문), 2019년 PLSC 주니어 학자상, 2021년 ESRC IAA O²RB 우수 영향력상, 2025년 알렉산더 폰 훔볼트 교수상(인공지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