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산가지는 대나무나 나무, 뼈, 금속, 상아 등의 재료로 만든 막대를 일정한 방식으로 늘어놓아 숫자를 표시하고 계산하는 데 사용한 도구이다. 산목(算木), 산대, 산책(算策)이라고도 하며, 중국에서는 산(算) 또는 주(籌)라 불렀다.
기원 및 역사
산가지는 중국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시대 화폐에 산목 숫자가 나타나며, 《도덕경》에 "수를 잘하는 사람은 산목을 사용하지 않는다(善數不用籌策)"는 기록이 있어 그 사용 연대가 매우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서》 율력지에 따르면, 당시 산가지의 재료는 대나무였으며 지름 약 0.7cm(3푼), 길이 약 14cm(6촌)의 271개를 육각형 그릇에 넣어 사용하였다. 후대로 갈수록 재료는 나무, 금속, 상아 등으로 다양해졌고 길이도 일정하지 않았다.
숫자 표기 방식
산가지로 수를 나타내는 방법은 자릿수에 따라 가로놓기와 세로놓기를 번갈아 적용하는 방식이었다. 세로놓기로는 일(一), 백(百), 만(萬) 등의 자릿수를 나타내고, 가로놓기로는 십(十), 천(千), 십만(十萬) 등의 자릿수를 나타내었다. 0을 나타내는 부호는 13세기 송나라 말까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0에 해당하는 자리는 비워두고 표기하였다. 양수는 붉은색, 음수는 검은색 산가지로 구분하거나, 음수의 경우 마지막 산가지를 비뚤게 놓아 구분하기도 하였다.
전래 및 소멸
동아시아 수학이 체계화되던 고대부터 비교적 근대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되었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주판(주산)이 보급되면서 점차 사용되지 않게 되었으나, 한국에서는 조선 말기까지 산학(算學)의 기본적인 계산 도구로 사용되었다.
산가지놀이
산가지는 계산 도구 외에도 민속 놀이의 도구로 활용되었다. 나무나 대나무를 젓가락 모양으로 깎아 만든 산가지로 하는 놀이를 산가지놀이라 하며, 대표적인 방법으로 산가지떼어내기, 산가지따기, 형태 바꾸기, 산가지들기, 삼각형 없애기, 쌍 만들기 등이 있다. 지역에 따라 산가비, 산대, 수대, 수가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