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노루는 사향노루과(Moschidae)에 속하는 포유류로, 학명은 Moschus moschiferus Linnaeus, 1758이다. 궁노루 또는 아장(牙獐)이라고도 하며, 영어로는 Siberian Musk Deer로 불린다. 수컷의 복부에 있는 향낭에서 사향(麝香)을 분비하는 데서 이름이 유래하였다.
분류 및 형태
사향노루는 우제목(Artiodactyla) 사향노루과(Moschidae) 사향노루속(Moschus)에 속한다. 몸길이 70~100cm, 어깨높이 50~70cm, 몸무게 7~15kg으로 고라니와 비슷하나 더 소형이다. 암수 모두 뿔이 없으며, 수컷은 위턱의 송곳니가 약 5cm 정도 자라 입 밖으로 돌출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털색은 전체적으로 검은 갈색이며, 목 뒤에서 허리에 걸쳐 유백색의 무늬가 섞여 있다. 두 눈으로부터 목의 좌우, 앞가슴을 지나 앞다리 안쪽까지 흰색 줄이 내려간다. 꼬리는 3~6cm로 매우 짧아 겉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발굽이 작고 네 다리가 짧으며, 뒷다리가 앞다리보다 약 5cm 정도 길다.
분포
한반도, 중국, 몽골, 러시아 연해주, 시베리아, 사할린, 중앙아시아 등에 분포한다. 과거에는 한반도 전역에 널리 서식했으나 현재는 강원도 산간 지역과 비무장지대(DMZ) 인접 지역에 소수 개체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식지 및 생태
바위가 많은 해발고도 800~1,000m 이상의 높은 산지 침엽수림 또는 혼효림에 서식한다. 시각과 청각이 매우 예민하고 겁이 많아 좀처럼 눈에 띄지 않으며, 이른 새벽이나 저녁 무렵에 주로 활동한다. 먹이는 바위나 나무껍질에 붙어 사는 이끼류, 초본, 관목 및 교목의 어린 싹과 잎, 연한 가지, 각종 열매 등이다. 대부분 단독 생활을 하며, 발정기 외에는 무리를 짓지 않는다. 짝짓기 시기는 10월에서 1월 사이이며, 임신 기간은 약 160~185일로 이듬해 5~6월에 1~2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수명은 약 10년 내외로 알려져 있다.
사향(麝香)
수컷 사향노루의 배꼽과 생식기 사이에 있는 사향주머니(향낭)에서 분비되는 사향은 동서양에서 귀중한 향료 및 한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사향은 수컷의 성호르몬이 농축된 분비물로, 단백질과 지방 등 여러 화합물로 구성되어 있다. 향수 원료인 머스크(musk) 향의 원천이기도 하다. 한의학에서는 진정, 강심, 혈액 순환 촉진, 흥분제 등의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보호 현황 및 위협
사향을 노린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하여 현재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1968년 11월 22일 천연기념물 제216호로 지정되었고, 2012년 5월 31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IUCN 적색 목록에서는 취약(VU) 등급으로 평가되었으며, 국내 평가로는 위급(CR)으로 분류된다. 1999년 조사에서는 전국에 약 16개체, 2008년 조사에서는 30개체 미만이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이후 추정치로는 강원도와 DMZ 일대에 50마리 미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서도 함경남도, 함경북도, 평안남도 일대의 사향노루 서식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학술적 가치
사향노루는 수백만 년 전부터 외형이 크게 변하지 않은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며, 초기 원시형 사슴류의 특징(뿔이 없고 수컷의 송곳니가 발달한 점)을 간직하고 있어 과거 지질 시대의 한반도와 주변 지역의 대륙 연결 및 생물 분포 역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지표 생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