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펀(영어: siphon)은 관을 이용하여 액체를 높은 지점에서 낮은 지점으로 이동시키는 장치 또는 그 원리를 가리키는 물리·공학적 개념이다. 한국어에서는 '빨아넘이관'이라고도 부르며, 문화어에서는 '싸이폰'으로 표기된다.
개요
사이펀은 거꾸로 된 U자 모양 또는 그와 유사한 형태의 관으로, 관 내부가 액체로 완전히 채워진 상태에서 작동한다. 관의 한쪽 끝을 높은 곳에 위치한 액체 속에 넣고 다른 쪽 끝을 낮은 곳에 두면, 펌프와 같은 별도의 인위적 동력 없이도 액체가 낮은 쪽으로 지속적으로 흘러나간다. 이와 같은 현상을 사이펀 작용이라 한다.
작동 원리
사이펀의 작동 원리는 대기압, 중력, 액체의 응집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설명된다. 관의 높은 지점을 넘어선 액체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흘러내리면, 관 내부의 압력이 대기압보다 낮아지는 부압(마이너스 압력) 상태가 형성된다. 이때 높은 곳의 액체 표면에는 대기압이 작용하므로, 그 압력 차이로 인해 액체가 관을 따라 계속 유입된다. 유체 역학적으로는 베르누이 방정식을 적용하여 관 내부의 유속과 압력을 도출할 수 있다.
사이펀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관의 높은 지점이 액체의 증기압과 대기압의 관계에 의해 결정되는 일정 한계 높이를 넘지 않아야 한다. 물의 경우 통상적으로 그 한계 높이는 수 미터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활용 분야
사이펀은 수조나 저수지 사이의 물 운반, 수영장 배수, 변기의 배수 장치, 커피 추출 방식의 하나인 사이펀 커피, 그리고 댐의 여수로 등 다양한 공학적·일상적 용도로 활용된다. 조선 시대의 술잔인 계영배는 술을 일정 높이 이상 따르면 압력 차이로 술이 모두 흘러내리는 구조로, 이 역시 사이펀 현상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원
'사이펀'이라는 용어는 유체를 이동시키는 관이나 관 모양 구조물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어 표기 'siphon' 및 한국어 표기 '사이펀' 모두 같은 어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된다.
관련 용어
관련어로는 사이펀 작용, 사이펀 원리, 사이펀 현상, 빨아넘이관 등이 있다. 수리학 분야에서는 관이 동수경사선보다 높은 위치를 지나는 관수로를 사이펀이라고 하며, 이때 관 내부에는 부압이 형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