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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블랙번

사이먼 월터 블랙번(Simon Walter Blackburn, 1944년 7월 12일 출생)은 영국의 철학자로, 메타윤리학 분야에서 '준실재론(quasi-realism)'을 옹호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언어철학 분야에서도 중요한 기여를 했으며, 후기에는 철학의 대중화 작업을 통해 일반 독자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블랙번은 1944년 영국 글로스터셔주 치핑 소드버리에서 태어났다. 클리프턴 칼리지에서 수학한 뒤 케임브리지 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철학 학사 학위(1965년)를, 처칠 칼리지에서 박사 학위(1969년)를 취득했다. 이후 1969년부터 1990년까지 옥스퍼드 대학교 펨브로크 칼리지의 펠로우 겸 튜터로 재직했으며, 1990년부터 2001년까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채플힐에서 에드나 J. 카우리 석좌 교수로 활동했다. 이후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철학 교수를 지내다 2011년에 은퇴했다. 은퇴 후에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의 저명 연구 교수 및 트리니티 칼리지 펠로우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철학적 업적은 메타윤리학에서의 준실재론이다. 준실재론은 반실재론적 형이상학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도덕 담론이 지닌 실재론적 특질들을 확보하려는 이론으로, 도덕적 표현이 사실을 기술하는 듯한 언어적 형태를 띠지만 궁극적으로는 감정이나 태도의 표현에 가깝다는 입장을 다룬다. 리처드 조이스는 준실재론에 대해 "반실재론적 형이상학적 입장을 지지하면서도 철학적 술책을 통해 도덕 담론이 실재론적 담론의 모든 장식을 누릴 자격을 얻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블랙번은 또한 흄(Hume) 계열의 신흄주의(neo-Humean) 관점을 여러 주제에 걸쳐 옹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학술지 《마인드》(Mind)의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2002년 영국 학술원(British Academy) 펠로우로 선출되었고, 2008년에는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의 외국 명예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2004년에는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기퍼드 강연(Gifford Lectures)을 "Reason's Empire"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아리스토텔레스 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대표 저서로는 《Spreading the Word》(1984), 《Being Good》(2001, 이후 《Ethics: A Very Short Introduction》으로 재출간), 《Truth: A Guide》(2005), 《Mirror, Mirror: The Uses and Abuses of Self-Love》(2014), 《On Truth》(2018) 등이 있다. 또한 그가 집필한 《The Oxford Dictionary of Philosophy》(2008)는 철학 사전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의 저서 중 《Being Good》은 《좋은 삶》 등으로 한국어 번역되어 출간되었으며, 《철학을 낳은 위대한 질문들》 등의 제목으로도 한국에 소개된 바 있다.

공공 철학 활동으로는 BBC 라디오 4의 《The Moral Maze》 등 영국 언론에 출연하며 철학적 논의를 대중과 공유해 왔다. 그는 영국 휴머니스트 협회(Humanists UK)의 패트런을 지냈으며, 자신을 무신론자보다는 '이교도(infidel)'라는 표현으로 규정하기를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0년에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영국 국빈 방문에 반대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하는 등 종교가 정치적 문제에 미치는 영향력 축소를 주장하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텔레비전 토론에서 도덕이 과학으로부터 직접 도출될 수 있다는 샘 해리스의 입장에 반대하는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블랙번의 저작과 활동은 영미 분석철학 전통 안에서 메타윤리학과 언어철학의 논의를 심화하고, 동시에 철학을 일반 대중에게 전달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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