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보이아 가문(이탈리아어: Casa Savoia, 프랑스어: Maison de Savoie)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왕조 가문 중 하나로, 현재의 프랑스 남동부와 이탈리아 북서부에 걸친 알프스 지역인 사보이아(Savoy) 지방에서 기원한 가문이다. 이 가문은 중세부터 근대까지 사보이아 백국, 사보이아 공국, 사르데냐 왕국을 거쳐 1861년부터 1946년까지 통일 이탈리아 왕국을 통치한 왕조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가문의 설립은 1003년경 움베르토 1세(움베르토 비안카마노)가 사보이아와 아오스타 지역에 봉토를 획득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기록된다. 움베르토 1세의 출신 배경에 대해서는 당대 문서에 아버지에 대한 언급이 없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며, 전통적으로 작센(Saxony) 출신이라는 설이 있었으나 21세기 연구에서는 비엔(Vienne) 백작령 출신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 부분은 학계에서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사보이아 가문은 알프스 산맥의 주요 통행로를 장악하며 세력을 확장하였다. 1416년 아메데오 8세가 신성 로마 제국 황제 지기스문트로부터 공작 칭호를 받아 사보이아 공국이 성립되었다. 16세기에는 프랑스의 침공으로 영토 대부분을 잃었으나, 에마누엘레 필리베르토 공작이 1559년 영토를 수복하고 1563년 수도를 샹베리에서 토리노로 옮겼다. 이후 사보이아 공국은 이탈리아 반도의 한 국가로 자리 잡았다.
18세기 초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에서 승리한 사보이아 가문은 1713년 시칠리아 왕위를 얻었으나, 1720년 오스트리아와의 교환으로 사르데냐 왕국을 획득하였다. 이후 사르데냐-피에몬테 왕국은 리소르지멘토(이탈리아 통일 운동)의 중심이 되어 1861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가 이탈리아 왕국을 건국하였다. 이탈리아 왕국은 이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 시기에 파시스트 정권과 연루되었으며, 1936년 에티오피아 황제, 1939년 알바니아 왕위를 겸하기도 하였다.
1946년 6월 국민투표에서 공화정이 채택되면서 이탈리아 왕정이 폐지되었고, 마지막 국왕 움베르토 2세는 국외로 추방되었다. 이탈리아 공화국 헌법은 사보이아 가문의 남성 후손의 이탈리아 입국을 금지하는 조항을 두었으나, 2002년 이 조항이 삭제되면서 가문 후손들의 입국이 허용되었다. 현재 가문의 수장 지위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의 아들 에마누엘레 필리베르토와 사보이아-아오스타 분가의 아이모네 사이에 분쟁이 있다.
사보이아 가문은 이탈리아 왕국 외에도 19세기 후반 스페인 왕위(아마데오 1세, 1870~1873년)를 잠시 보유한 바 있다. 가문의 분가로는 사보이아-카리냐노 가문, 사보이아-아오스타 가문, 사보이아-제노바 가문 등이 있으며, 사보이아-카리냐노 가문은 1831년 직계 단절 이후 본가의 지위를 계승하였다. 토리노와 그 주변의 사보이아 가문 왕실 거주지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