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사모곡(思母曲) 은 작자와 연대가 알려지지 않은 고려 시대의 가요(고려 속요)이다. 일명 엇노리라고도 한다. 한자 표기는 '생각할 사(思)', '어머니 모(母)', '노래 곡(曲)'으로, '어머니를 생각하는 노래'라는 의미를 지닌다.
전승 및 기록
사모곡은 조선 초기까지 전승되었으며, 여러 문헌에 그 사설과 악보가 기록되어 있다.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16세기경)와 ≪금합자보(琴合字譜)≫(1572년)에 사설과 악보가, ≪악장가사(樂章歌詞)≫(17세기 말)에 가사가 수록되어 있다. 또한 ≪악학편고(樂學便考)≫(18세기 초엽)의 기록에 따르면, 사모곡은 조선 후기까지 궁중에서 악장(樂章)으로 지속적으로 전승·향유되었음이 확인된다.
내용 및 형식
사모곡은 어머니의 사랑을 기리는 내용으로, 호미와 낫의 날을 비유적 소재로 사용하여 아버지의 사랑과 어머니의 사랑을 대비한다. 원문과 현대어 해석은 다음과 같다.
호미도 ᄂᆞᆯ히어신 마ᄅᆞᄂᆞᆫ / 낟ᄀᆞ티 들리도 어ᄲᅳ섀라
아바님도 어ᅀᅵ어신 마ᄅᆞᄂᆞᆫ / 위 덩더둥셩
어마님 ᄀᆞ티 괴시리 어ᄡᅦ라
아소 님하 어마님 ᄀᆞ티 괴시리 어ᄡᅦ라
호미도 날이긴 하다마는 / 낫같이 잘 들 리도 없어라
아버님도 어버이시지마는 / 위 덩더둥셩
어머님같이 사랑하실 리 없어라
아아 임이여 어머님같이 사랑하실 리 없어라
이 작품은 대부분의 고려 속요가 지니는 3음보 율격, 반복 어구와 대구(對句)의 사용, 여음(餘音)의 사용, 단연체(單聯體)의 시상을 연장체(聯章體) 형식으로 구성하고 있다. 다만 한 개의 연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일반적인 고려 속요의 형태와 차이를 보인다.
음악적 특징
≪시용향악보≫에 의하면 사모곡은 계면조(界面調)의 선법에 16정간보 8행의 길이로 되어 있다. ≪금합자보≫에 의하면 거문고의 대현(大絃) 5괘가 궁(宮)인 임종평조(林鐘平調)로 기록되어 있다.
학계의 논의
목주가(木州歌)와의 관계
사모곡은 ≪고려사≫ 권71 악지(樂志) 삼국속악(三國俗樂)조에 전하는 목주가(木州歌) 와 동일한 곡으로 보는 견해가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다. 목주가는 충청남도 천안시 목천 지역(고려시대 목주)의 효녀가 아버지와 계모에게 쫓겨난 후에도 효성을 다하다가 끝내 사랑을 얻지 못하자 한탄하며 지은 노래로 전해진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사모곡과 목주가를 동일시할 만한 확실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두 작품을 별개의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기도 한다.
주제 해석
사모곡의 주제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해석이 존재한다. 첫째는 어머니의 사랑이 아버지의 사랑보다 더 지극함을 노래한 작품이라는 해석이다. 둘째는 작품 종결부의 탄사(歎詞) '아소 님하'에 주목하여, 이 표현이 ≪정과정(鄭瓜亭)≫, ≪이상곡(履霜曲)≫, ≪만전춘 별사(滿殿春 別詞)≫ 등에서 공통적으로 임금에 대한 연군(戀君)의 정을 표현하는 데 사용된 점을 근거로, 사모곡을 충신연주지사(忠臣戀主之詞)로 보는 해석이다. 후자의 견해에 따르면, 사모곡은 모성애로 상징되는 완전하고 절대적인 사랑을 임(임금)에게 갈구하는 내용으로 이해된다.
현대적 재현
1970년대에 들어 사모곡은 고악보를 근거로 재현되거나 새롭게 편곡되었다. 1976년에는 김기수(金琪洙)에 의하여 중창 형식으로 재현되었고, 1977년에는 작곡가 이성천(李成千)이 관현악 반주와 합창곡으로 재현한 바 있다.
기타 동명의 작품
'사모곡'이라는 명칭은 위의 고려 가요 외에도 다음과 같은 작품들에 사용되었다.
- 태진아의 노래 '사모곡': 1993년 발표된 대중가요로, 이덕상 작사, 서승일 작곡.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드라마 '사모곡': 1972년 TBC(동양방송)와 1987년 KBS에서 각각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