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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신경

사도신경(使徒信經, 라틴어: Symbolum Apostolicum, 영어: Apostles' Creed)은 기독교에서 사용되는 가장 오래된 신앙고백문 중 하나이다. '사도신조'(使徒信條) 또는 '종도신경'(宗徒信經)이라고도 불린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성부·성자·성령)과 그리스도에 대한 핵심 교리를 간결하게 요약한 신앙 고백문으로, 서방 기독교 전통에서 세례 의식과 주일 예배 등에 폭넓게 사용되어 왔다.

명칭의 유래

'신경' 또는 '신조'로 번역되는 라틴어 '심볼룸(Symbolum)'은 원래 식별을 위한 표식이나 증표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심볼론(σύμβολον)'에서 유래하였다. 기독교에서는 '그리스도인의 뚜렷한 표식'이라는 의미로 신앙 고백을 뜻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용법은 3세기 중엽 성 치프리아노(Cyprianus)와 성 페르밀리아누스(Firmilianus)의 서신에서 처음 확인된다. '사도'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은 AD 390년경 밀라노 회의에서 교황 시리치오(Siricius)에게 보낸 서신(성 암브로시우스 작성으로 추정)에서 "사도들의 신앙 고백(Symbolum Apostolicum)"이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하면서부터이다.

역사적 형성 과정

사도신경은 단일 저자나 공의회에 의해 한 번에 제정된 것이 아니라, 초대 교회로부터 수 세기에 걸쳐 점진적으로 발전한 신앙고백문이다.

사도신경의 원초적 형태는 신약성서, 특히 마태복음 28장 19절("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의 삼위일체적 세례 명령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초기 신앙 고백들(마태 16,16; 사도 8,37; 1고린 15,3-4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2세기경 로마 교회에서는 세례 지망자들이 세례를 받을 때 문답 형식으로 신앙을 고백하는 관행이 있었고, 여기서 '고대 로마 신경(Symbolum Romanum)'이 형성되었다. 히폴리토(Hippolytus)의 《사도 전승》(Traditio Apostolica, 약 215년)에 기록된 세례 문답 형식의 신경이 그 대표적인 예다.

현재의 사도신경과 거의 동일한 본문은 5세기 중반 남부 갈리아(현 프랑스 지역)에서 고대 로마 신경을 발전시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6세기에는 "천지의 창조주",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저승에 가시어(descendit ad inferos)", "보편된(catholicam) 교회", "모든 성인의 통공(sanctorum communionem)", "영원한 삶(vitam aeternam)" 등의 구절이 첨가되어 현재의 12개 조항이 완성되었다. 8세기부터 라틴 전례에서 사용되었고, 샤를마뉴 대제가 자신의 영토 전역에 도입하면서 보편화되었다. 교황 인노첸시오 3세(1198~1216)는 사도신경을 서방 교회의 공식 신경으로 인정하였다.

12사도가 성령 강림 후 선교를 위해 흩어지기 전에 각자 한 조항씩 고백하여 만들었다는 전설이 중세까지 널리 받아들여졌으나, 현대에는 역사적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본다. 가톨릭과 개신교 모두 이 전설을 공식적으로 부정하며, 다만 그 내용이 사도적 신앙을 충실히 반영한다는 의미에서 '사도신경'이라는 명칭의 정당성을 인정한다.

내용과 구조

사도신경은 삼위일체적 구조에 따라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 제1부분(성부):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믿나이다." — 하느님이 전능하신 아버지이시며 하늘과 땅의 창조주이심을 고백한다.
  • 제2부분(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신원과 구원 사역을 고백한다. 성령으로 동정 마리아에게서 잉태되어 나신 강생,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의 수난과 죽음, 저승 강하, 사흗날 부활, 승천, 성부 오른편에 앉으심,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다시 오심을 포함한다.
  • 제3부분(성령): 성령,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 모든 성인의 통공, 죄의 용서, 육신의 부활, 영원한 삶에 대한 신앙을 고백한다.

교파별 사용 현황

  • 가톨릭 교회: 주일 및 대축일 미사에서 신경을 바칠 때 사용한다. 원칙적으로는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이 사용되나, 사도신경으로 대체할 수 있다. 한국 가톨릭 교회에서는 사도신경이 일상적으로 사용된다.
  • 개신교: 루터교, 장로교, 감리교, 성공회 등 대다수 주요 교파에서 예배 시 암송한다. 다만 일부 침례교회는 성경제일주의에 입각한 반(反)신조주의 전통에 따라 예배 중 암송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으며, 여호와의 증인, 신천지 등 기독교계 신흥 종교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 동방 정교회: 사도신경을 사용하지 않으며, 오로지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만을 사용한다. 동방 교회의 전승으로는 사도신경의 연원이 사도 시대로까지 소급된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번역 및 해석상의 논점

한국어 번역본은 교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논점으로는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sub Pontio Pilato)의 번역 문제, '저승 강하'(descendit ad inferos)의 해석 문제,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sanctam Ecclesiam catholicam)에서 'catholicam'의 번역 문제, '모든 성인의 통공'(sanctorum communionem)의 의미 해석 문제 등이 있다. 특히 한국 개신교 번역의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라는 표현은 원문의 'sub'(~아래에서, ~의 치세에)를 '에게'로 옮겨 의미상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저승에 가시어'에 해당하는 구절은 한국 개신교 번역에서 누락되어 있다.

의의

사도신경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간결하게 요약한 보편적 신앙고백문으로서, 2세기부터 현재까지 서방 기독교 전통에서 세례 교육과 예배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교파를 초월한 에큐메니컬 대화에서도 그리스도교 신앙의 공통된 기준으로서 그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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