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야자나무(학명: Metroxylon sagu)는 종려목 종려과(야자나무과) 메트록실론속에 속하는 식물이다.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자생하며, 태국, 자와섬, 칼리만탄, 수마트라섬, 솔로몬 제도 등지에도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높이는 7~25m까지 자라며, 길이 약 10m의 깃털 모양(우상엽) 잎을 지닌다.
이 나무는 꽃이 피기 직전 줄기 속에 다량의 전분, 지방, 탄수화물 등 영양물질을 축적하는 특징이 있다. 각 줄기는 10~12년 정도 살고 꽃이 핀 후 열매를 맺고 죽지만, 바나나처럼 흡지(뿌리에서 돋아나는 새순)가 나와 새로운 줄기가 자라는 방식으로 번식한다.
사고야자나무의 주요 가치는 식용 전분(녹말) 채취에 있다. 줄기 속에서 채취한 전분을 '사고(sago)'라고 부르며, 이는 동남아시아와 남태평양 지역에서 주식으로 소비되어 왔다. 채취 방식은 꽃이 피기 직전의 줄기를 베어 속 조직을 긁어낸 뒤 물에 담가 전분을 가라앉혀 말리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고 전분은 가공하여 '사고 펄(sago pearl)' 형태로도 사용되며, 버블티 재료나 푸딩, 화채 등의 디저트 식재료로 쓰인다. 대만에서는 밀크티에 넣어 마시는 음료로도 활용된다.
말레이반도의 주요 도시(쿠알라룸푸르, 페낭, 싱가포르 등)에서는 가로수로도 흔히 식재된다. 수요 증가에 따라 보르네오 섬等地에서는 대규모 재배도 이루어지고 있다. 사고야자나무는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서도 '속에 곡분이 가득 찬 나무'로 묘사된 바 있으며, 영국의 탐험가 윌리엄 댐피어와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도 이 나무로 만든 빵을 기록으로 남겼다.
동속(同屬)의 다른 종으로 Metroxylon salomonense와 Metroxylon amicarum도 사고 채취에 사용될 수 있으나, M. amicarum은 흡지가 나지 않아 열매를 맺거나 사고를 채취하면 줄기가 그대로 죽는 차이점이 있다.
한편 영어 'Sago Palm'은 소철류(Cycad)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소철류에서도 전분을 채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철류는 발암물질과 신경독(사이카신, BMAA)을 함유하고 있어 별도의 장기 처리가 필요하며, 주로 자연재해 시 구황작물로만 이용되었다. 진정한 사고야자나무(Metroxylon sagu)와는 별개의 분류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