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PIVERSE

빨래하는 여인들

빨래하는 여인들은 크게 두 가지 맥락에서 사용되는 표현이다. 하나는 켈트 신화 및 유럽 민속에 등장하는 초자연적 존재를 가리키며, 다른 하나는 회화·사진 등 시각 예술에서 흔히 다루어진 소재(주제)를 지칭한다.

1. 켈트 신화 및 유럽 민속

한밤중에 빨래하는 여인들, 프랑스어로 레 라반디에르(Les Lavandières) 또는 라방디에르 드 뉘(Lavandière de Nuit)는 켈트 신화에 등장하는 세 명의 늙은 세탁부(세탁하는 여성)이다. 이들은 밤중에 강가에서 나타나 빨래를 하며, 그 정체는 유령 또는 요정(fairy)으로 다양하게 전승된다. 지역별로 다양한 명칭이 존재하는데, 브르타뉴반도에서는 칸네레제 노즈(kannerezed noz), 스코틀랜드에서는 빈 페니어(bean nighe)라고 불린다. 이베리아반도의 켈트 민속에서도 유사한 존재가 나타나는데, 칸타브리아의 라스 라반데라스(Las Lavanderas), 갈리시아의 라반데이라스(lavandeiras), 아스투리아스의 레스 이야반데레스(Les Llavanderes), 포르투갈의 브루샤스 라바데이라스(bruxas lavadeiras)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전승에 따르면, 라반디에르는 대개 키가 크고 야위며 주름진 노파의 모습으로 묘사되며, 밤중에 시신의 수의(壽衣)를 빨거나 죽을 운명의 사람들의 옷을 씻는 일을 한다. 이들의 출현은 종종 죽음이나 불운을 예고하는 징조로 여겨졌다. 일부 전설에서는 지나가는 행인을 불러 빨래를 짜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는데, 도움을 거절하면 익사시키거나 팔을 부러뜨린다고 전해진다. 반대로 악의를 가지고 도우려 하면 역시 해를 입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브르타뉴 지역에서는 이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특정한 주문을 외우거나 갈아엎은 밭을 건너는 방법이 전승된다.

2. 회화 및 예술 작품의 소재

'빨래하는 여인들'은 1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동서양의 많은 화가들이 즐겨 다룬 주제이다. 강가나 빨래터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일상을 포착한 작품들이 다수 존재한다.

  • 오귀스트 르누아르(Auguste Renoir): 〈빨래하는 여인(The Laundress)〉(1877~1879년경)을 비롯하여 여러 점의 작품을 남겼다.
  • 폴 고갱(Paul Gauguin): 〈아를의 빨래하는 여인들〉, 〈퐁타방의 빨래하는 여인들〉(1886년) 등을 그렸다.
  •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랑글루아 다리와 빨래하는 여인들〉(The Langlois Bridge at Arles with Women Washing)을 제작했다.
  • 장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 알프레드 시슬레(Alfred Sisley), 에드가 드가(Edgar Degas) 등도 유사한 주제를 다루었다.
  • 한국 화가: 박수근의 〈빨래터〉(1950년대 후반), 이인성의 〈경주의 빨래터〉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조선 시대 김홍도의 풍속화에서도 빨래하는 여인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3. 역사 사진

1954년 서울 팔당호에서 빨래하는 여인들을 촬영한 사진이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에 등록되어 있으며, 수원박물관에는 1968년 수원천변에서 빨래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소장되어 있다. 이는 현대화 이전 한국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결론

'빨래하는 여인들'은 켈트 신화의 초자연적 존재(레 라반디에르)를 가리키는 동시에, 미술사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회화적 소재이자, 근현대 한국의 일상 풍경을 기록한 사진의 제목으로도 사용된 복합적인 의미의 표현이다.

둘러보기

더 찾아볼 만한 주제

    전체 문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