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집게는 세탁을 마친 빨래를 빨랫줄이나 건조대에 고정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생활용품이다. 빨래를 빨랫줄에 그대로 걸어두면 바람에 날려 떨어지기 쉬우므로, 빨래집게를 사용하여 빨래를 안정적으로 고정한다. 영어로는 클로스핀(clothespin, 미국식) 또는 클로스 페그(clothes peg, 영국식)이라고 한다.
형태와 종류
빨래집게는 다양한 디자인으로 제작된다. 초기 형태는 나무 막대의 끝부분을 쪼개어 천을 끼우는 방식의 일체형 나무 집게였다. 이후 두 개의 나무 조각을 스프링으로 연결한 형태가 등장했으며, 현대에는 플라스틱 재질의 집게가 널리 보급되어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빨래집게도 존재하는데, 이는 야외 사용 시 녹슬거나 부식되지 않으며 비틀림 스프링 대신 압축 스프링을 사용하여 더 강한 고정력을 제공한다.
역사
빨래집게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기록이 존재한다. 18세기에는 빨래를 덤불이나 나뭇가지, 빨랫줄에 걸어 말리는 방식이 사용되었으나, 당시의 그림이나 판화에는 빨래집게가 등장하지 않는다. 빨래집게가 등장한 것은 19세기 초로, 제레미 빅토르 오프데벡(Jérémie Victor Opdebec)이 특허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이 디자인은 한 조각의 나무로 만들어졌으며, 두 개의 가지가 쐐기처럼 벌어졌다가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이용해 고정력을 발생시킨다.
1853년 미국 버몬트주 스프링필드의 데이비드 M. 스미스(David M. Smith)는 지렛대 원리와 스프링을 결합한 빨래집게를 발명하고 특허를 받았다. 두 개의 가지를 위에서 누르면 벌어지고, 놓으면 스프링이 두 가지를 오므려 고정하는 방식이다. 이후 1887년 솔론 E. 무어(Solon E. Moore)가 단일 와이어로 만든 "코일 지렛대"를 추가하여 제조 비용을 절감한 개량형을 개발했으며, 이는 미국 전역에서 대량 생산·판매된 최초의 성공적인 스프링식 빨래집게가 되었다.
미국 버몬트주와 그 주도인 몬트필리어는 "빨래집게 제조의 실리콘밸리"로 불릴 만큼 빨래집게 산업의 중심지였다. 1887년 미국 빨래집게 회사(U.S.C. Co.)가 설립되었고, 이후 내셔널 빨래집게 회사(National Clothespin Company)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산 저가 수입품이 시장에 유입되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기 건조기의 보급으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미국의 빨래집게 산업은 쇠퇴하였다.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생산된 빨래집게는 2009년에 생산 라인에서 나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다른 용도
빨래집게는 빨래 고정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영화·광고·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는 나무 재질의 빨래집게를 "C47" 또는 "페그(peg)"라고 부르며, 조명이 뜨거워질 때 색보정 젤이나 확산 필터를 조명에 부착하는 데 사용한다. 나무는 열을 잘 전달하지 않아 뜨거운 조명에 부착해도 안전하게 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악기 제작(루티에리) 분야에서는 기타, 만돌린 등 현악기의 커핑(kerfing)을 접착할 때 빨래집게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라디오 컨트롤(RC) 모형 비행 분야에서는 주파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주파수 표시용 핀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예술 분야에서도 빨래집게는 등장한다. 미국의 팝아트 조각가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가 만든 빨래집게 조각품이 필라델피아 시청 맞은편 거리에 설치되어 있다. 또한 미국 버몬트주 미들섹스 공동묘지에는 내셔널 빨래집게 회사의 마지막 소유자였던 잭 크로웰(Jack Crowell)의 묘비가 5피트(약 1.5m) 크기의 빨래집게 모양 화강암으로 제작되어 있다.
어원
한국어 "빨래집게"는 "빨래"와 "집게"의 합성어로, 빨래를 집는 도구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어 "clothespin"은 "옷(cloth)"과 "핀(pin)"의 합성어이며, 영국식 "clothes peg"는 "옷(clothes)"과 "못·말뚝(peg)"의 합성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