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고양이〉는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1899–1961)의 단편 소설이다. 원제는 "Cat in the Rain"이며, 1925년 보니 & 리버라이트(Boni & Liveright)에서 출간한 헤밍웨이의 첫 미국 단편집 《우리들의 시대에》(In Our Time)에 처음 수록되었다. 헤밍웨이의 대표적 단편 중 하나로, 소위 '빙산 이론'(theory of omission)이라 불리는 간결하고 함축적인 문체가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배경
작품의 창작 배경과 관련하여, 칼린 브레넌(Carlene Brennen)의 저서 《헤밍웨이의 고양이》(Hemingway's Cats, 2006)에 따르면 이 이야기는 헤밍웨이가 첫 아내 해들리(Hadley)를 위해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두 부부는 파리에서 생활하고 있었으며, 해들리는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 했으나 헤밍웨이는 가난한 형편을 이유로 이를 어렵다고 말했다. 헤밍웨이는 1923년 이탈리아 라팔로에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집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들리는 길거리에서 새끼 고양이를 발견하고 "지금 고양이를 갖고 싶어요. 머리를 길게 기르거나 재밌는 일이라곤 하나 없어도, 고양이 한 마리는 가질 수 있잖아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줄거리
이탈리아의 한 호텔에서 두 미국인 부부가 휴가를 보내고 있다. 남편의 이름은 조지(George)이며, 아내의 이름은 작품에서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는다. 비가 계속 내리자 두 사람은 호텔 방에 머무르게 되는데, 남편은 책을 읽고 아내는 창밖을 바라본다. 아내는 빗속 테이블 아래 몸을 웅크리고 숨어 있는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하고, 이를 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기로 결심한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길에 아내는 호텔 하녀를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눈다. 그러나 아내가 밖에 도착했을 때 고양이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아내는 당황한 채 방으로 돌아오고, 이어서 남편에게 자신이 삶에서 원하는 것들에 대해 다소 일방적인 대화를 시도한다. "나만의 은식기가 있는 식기를 가지고 식사를 하고 싶어요. 또 촛불도 켜놓고 싶고, 지금이 봄이었으면 좋겠어요. 거울 앞에서 마음껏 머리를 빗고 싶어요. 또 고양이 한 마리와 새 옷도 입고 싶어요." 그러나 남편은 아내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책이나 읽으라고 핀잔을 준다. 이야기는 호텔 하녀가 큼직한 삼색얼룩 고양이 한 마리를 데려와 아내에게 전하며 끝을 맺는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비 오는 날의 정적인 배경을 통해 부부 사이의 무관심과 소통 부재, 아내의 내적 공허함을 상징적으로 그려낸 것으로 해석된다. 아내가 빗속의 고양이에게 느끼는 연민과 보호 욕구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만과 갈망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또한 헤밍웨이 특유의 생략과 함축을 통해 표면에 드러나 있지 않은 감정의 심층을 암시하는 '빙산 이론'의 전형적 사례로 문학계에서 자주 인용된다. 작품의 일부 자전적 요소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뢰할 만한 출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나, 구체적 사실관계의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문헌에 따라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