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헬름 시카르트(Wilhelm Schickard, 1592년 4월 22일 – 1635년 10월 24일)는 독일의 히브리어 및 천문학 교수이자 수학자, 지도 제작자로, 튀빙겐 대학교에서 활동하였다. 그는 1623년에 기계식 계산 장치인 '계산 시계(Calculating Clock)'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카르트는 요하네스 케플러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이 설계한 계산 기계에 대해 설명하였다. 이 편지들은 오랫동안 분실되어 있다가 20세기 후반에 발견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시카르트의 업적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의 계산 시계 설계는 블레즈 파스칼의 계산기(파스칼린)가 공개되기 약 20년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기계식 계산기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시카르트의 계산 시계는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의 네 가지 기본 연산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곱셈을 위해 회전식 네이피어 막대(Napier's rods)를 활용한 독창적인 시스템을 통합하였으며, 입력을 위한 회전 손잡이와 출력을 표시하는 창으로 구성된 가산기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다만 후속 연구에 따르면, 시카르트의 기계는 완전한 상태로 완성되지 않았으며 추가 바퀴와 스프링이 필요했고, 싱글 투스(single tooth) 운반 메커니즘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실제 계산에 사용될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지적된다. 또한 그의 설계가 이후의 기계식 계산기 개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시카르트는 계산 기계 외에도 히브리어 문법을 돕는 기계, 천문학적 천체 위치 계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였다. 그는 1635년 튀빙겐에서 사망하였다. 일부 문헌에서는 그를 '컴퓨터 시대의 아버지'로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