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보리소비치 시클롭스키(러시아어: Ви́ктор Бори́сович Шкло́вский, Viktor Borisovich Shklovsky, 1893년 1월 24일 ~ 1984년 12월 6일)는 러시아 제국과 소비에트 연방의 문학 이론가, 비평가, 작가, 시나리오 작가이다. 20세기 문학 이론의 주요 흐름 중 하나인 러시아 형식주의(Russian Formalism)의 핵심 인물로 평가된다.
생애
1893년 러시아 제국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수학 교사였으며, 가계는 유대인 배경을 지녔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교 역사-문헌학부에서 수학하였으나 졸업하지는 않았다. 제1차 세계 대전 중에는 자원입대하여 종군하였고, 1917년 2월 혁명에 참여하였다. 러시아 임시 정부의 남서부 전선 위원 보좌관으로 활동하던 중 부상을 입었으며, 게오르기예프스키 십자훈장 4등급을 수여받았다.
1916년 문학 이론 연구 단체인 오포야즈(OPOYAZ, 시어 연구 학회)의 창립에 참여하였으며, 이는 러시아 형식주의의 출발점이 되었다. 1918년 이후 반볼셰비키 활동에 관여하였고, 체카의 추적을 피해 여러 지역을 도피하였다. 막심 고리키의 도움으로 사면된 후 정치 활동을 중단하였다. 1922년에는 체포 위협을 피해 핀란드를 거쳐 베를린으로 망명하였고, 1923년 소련으로 귀환할 수 있었다.
1930년대 이후 소련 체제 내에서 활동을 지속하였으며, 1934년 스탈린의 백해-발트해 운하 건설을 찬양하는 공동 저작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1958년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에 대한 비판 기사를 발표하는 등 체제 순응적 행보를 보였다. 1984년 모스크바에서 사망하였다.
학문적 기여
시클롭스키는 1917년 발표된 에세이 '기법으로서의 예술'(Искусство как приём)에서 '낯설게 하기'(остранение, defamiliarization/estrangement) 개념을 제시하였다. 이는 익숙해진 대상을 낯설고 새롭게 인식하게 만드는 예술적 장치를 의미하며, 러시아 형식주의의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서사 이론에서 '파불라'(fabula, 이야기의 사건 순서)와 '시우제트'(syuzhet, 작품 내에서의 사건 제시 순서)의 구분을 확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술 활동
주요 저서로는 『산문 이론』(О теории прозы, 1925), 『감상적 여행』(Сентиментальное путешествие, 1923), 『동물원, 또는 사랑에 관한 편지가 아닌 편지』(Zoo, или Письма не о любви, 1923), 『제3공장』(Третья фабрика, 1926), 『함부르크식 계산』(Гамбургский счёт, 1928), 『레프 톨스토이』(1963), 『에너지 오류』(Энергия заблуждения, 1981) 등이 있다. 레프 톨스토이,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등에 관한 비평서와 회고록도 다수 집필하였다.
영화 분야 활동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였으며,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레프 쿨레쇼프, 아브람 룸 등 당대 주요 영화인들과 협업하였다. 대표적인 시나리오 작품으로는 『법에 따라』(По закону, 1926), 『제3 메샨스카야』(Третья Мещанская, 1927), 『트루브나야 거리의 집』(Дом на Трубной, 1928), 『미닌과 포자르스키』(Минин и Пожарский, 1939), 『칠흑새』(Овод, 1955) 등이 있다. 영화 이론에 관한 저서로는 『문학과 영화』(Литература и кинематограф, 1923)와 『에이젠슈타인』(1973)이 있다.
영향
시클롭스키가 제시한 '낯설게 하기' 개념과 서사 이론은 20세기 문학 이론과 비평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그의 사상은 츠베탄 토도로프, 제라르 주네트, 한스 로베르트 야우스 등 서구 구조주의 및 수용 미학 이론가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