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쿠냐(Vicuña, 학명: Vicugna vicugna 또는 Lama vicugna)는 낙타과(Camelidae)에 속하는 포유류이다. 스페인어 표기 Vicuña에서 유래한 명칭이며, 케추아어로는 Wik'uña라고 한다.
분류 및 형태
비쿠냐는 우제목(Artiodactyla) 낙타과에 속하며, 라마(Lama)속 또는 비쿠냐속(Vicugna)으로 분류된다. 2001년 DNA 연구를 통해 알파카가 과나코가 아닌 비쿠냐의 후손임이 밝혀져, 알파카는 비쿠냐속으로 재분류되었다. 몸길이 1.45~1.60m, 어깨 높이 70~90cm, 몸무게 35~65kg으로 낙타과 동물 중 가장 작으며 등에 혹이 없다. 몸 윗부분은 적황색에서 적갈색을 띠고, 배와 다리 아랫부분, 가슴과 목 부위는 흰색이다. 털은 가늘고 복실복실하며, 옆구리와 무릎 아래까지 늘어진다.
분포 및 서식지
남아메리카 중부 안데스산맥 지역, 즉 페루, 볼리비아, 칠레 북부, 아르헨티나 북서부에 분포한다. 에콰도르 중부에는 소규모 도입 개체군이 존재한다. 해발 3,200~5,500m 고도의 고지대 초원에서 서식하며, 낮에는 풀이 무성한 평원에서 먹이를 찾고 밤에는 경사지에서 휴식한다.
생태 및 행동
수컷 1마리와 암컷 5~15마리로 이루어진 하렘 집단을 형성하거나 동성끼리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번식기는 주로 3~4월이며, 임신 기간은 약 11개월로 한 배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생후 약 10개월 동안 젖을 먹고, 12~18개월이 되면 독립한다. 위협을 느끼면 상대를 향해 침을 뱉는 행동을 보인다. 천적으로는 퓨마와 안데스여우가 있다. 시력과 청각이 뛰어나지만 후각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비쿠냐 울
비쿠냐의 털, 특히 속털은 비단이나 캐시미어를 능가하는 최고급 동물성 섬유로 평가된다. 한 마리에서 깎을 수 있는 털의 양은 약 250g이며, 바깥털을 제외한 속털만으로는 120~150g에 불과하다. 2~3년에 한 번만 털을 깎을 수 있어 연간 전 세계 공급량이 약 8톤에 불과한 희귀품이다. 이로 인해 비쿠냐 울로 만든 의류는 매우 고가이며, 코트 한 벌을 제작하는 데 약 30마리 분량의 털이 필요하다.
보호 및 역사
잉카 제국 시절부터 비쿠냐는 법으로 보호되었으며, 그 털로 만든 옷은 황제와 황족만이 입을 수 있는 특권이었다. 스페인의 남미 정복 이후 '새로운 비단'을 노린 남획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여, 1974년 멸종 위기 선언 당시에는 약 6,000마리만 남아 있었다. 이후 페루 등 관련 국가들의 복원 사업을 통해 개체 수가 회복되어 현재는 약 35만 마리(또는 약 12만 5천 마리, 출처에 따라 차이가 있음)까지 증가하였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현재 비쿠냐를 최소관심(LC)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밀렵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사육 상태에서의 번식이 까다로워 대규모 목장 운영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타
칠레 코킴보 주 엘키 현에는 비쿠냐(Vicuña)라는 동명의 도시가 있으며, 칠레의 시인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또한 칠레 출신의 개념미술가 세실리아 비쿠냐(Cecilia Vicuña, 1948~)가 존재하며, 이는 동물명과는 별개의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