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말라키르티(Vimalakīrti)는 대승불교의 주요 경전인 『유마경(維摩經, Vimalakīrti-nirdeśa Sūtra)』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산스크리트어로 'vimala'는 '깨끗한', '더러움이 없는'을 뜻하며, 'kīrti'는 '명성', '이름'을 의미한다. 이를 한자로 의역하여 무구칭(無垢稱) 또는 정명(淨名)이라 부르며, 음차하여 유마(維摩)라고도 한다.
경전에 따르면 그는 고대 인도 중부의 상업 도시인 바이살리(Vaishālī)에 거주하던 부유한 장자(長者)이자 재가 신자(居士)로 묘사된다. 비말라키르티는 세속에 살면서도 불교의 심오한 진리를 완전히 터득하여, 지혜와 신통력이 석가모니의 십대 제자들이나 여러 보살에 비견되거나 오히려 그들을 능가하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그의 행적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병을 핑계로 문병 온 보살 및 제자들과 문답을 나누는 장면이다. 이를 통해 그는 만물이 본래 공(空)하며, 세속과 출가, 생사와 열반이 본질적으로 둘이 아니라는 '불이법문(不二法門)'의 가르침을 설파한다.
비말라키르티는 대승불교에서 출가하지 않은 일반 재가 수행자도 높은 수준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하며, 특히 동아시아 불교 전통에서 재가 신자들의 수행 지침이 되는 상징적 인물로 존숭받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