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족(Bru)은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에 걸쳐 분포하는 토착 민족 집단으로, 서로 다른 언어 계통과 지역에 속하는 두 개의 주요 집단을 지칭한다. 하나는 동남아시아 본토(베트남, 라오스, 태국)에 거주하는 몬-크메르어계(카투어파) 민족이며, 다른 하나는 인도 동북부(트리푸라주, 미조람주, 아삼주)와 방글라데시에 거주하는 티베트-버마어계 민족(리앙/레앙, Reang)이다.
1. 베트남·라오스·태국의 브루족 (Bru-Vân Kiều)
이 집단은 주로 베트남 중부의 꽝빈성, 꽝찌성, 투어티엔후에성 산악 지역과 라오스 동부(사완나켓주, 캄무안주), 태국 북동부(사꼰나콘주, 묵다한주)에 분포한다. 언어는 몬-크메르어족 카투어파에 속하는 브루어를 사용하며, 방언이 여러 개 존재한다. 전체 인구는 약 12만 9,000여 명으로 추산되며, 베트남에서는 2019년 인구조사 기준 약 9만 4,598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브루라는 명칭은 "숲 속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에서는 이들을 '반끼에우(Vân Kiều)'라고도 부르며, 하위 집단으로 반끼에우, 찌(Trì), 크후아(Khùa), 마꽁(Ma Coong) 등이 있다. 브루족은 전통적으로 화전(火田) 농업을 주요 생계 수단으로 삼았으며, 쌀을 주식으로 재배하고 두류와 옥수수도 경작했다. 가축 사육, 어로, 수렵에도 종사했으며 바구니 짜기와 짚매트 제작 등의 수공업 활동을 해왔다.
종교적으로는 애니미즘(정령 신앙)과 조상 숭배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 신앙을 따르며, 태국에 거주하는 일부는 상좌부 불교를 함께 받아들이기도 한다. 베트남 전쟁 시기에는 베트민 및 베트남 정부 측을 지원했으며, 호찌민 주석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호(Ho)' 성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인도·방글라데시의 브루족 (Bru/Reang)
인도 동북부에서는 '브루'라는 명칭이 트리푸라주를 중심으로 거주하는 리앙/레앙(Reang) 부족을 가리키는 데 사용된다. 이들은 트리푸리족의 일파로 분류되며, 트리푸라주에서 트리푸리족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부족이다. 인도 헌법(1950년 지정 부족 명령)에서는 '리앙(Riang)'으로 공식 인정되었다. 아삼주와 미조람주에도 분포하며 방글라데시 일부 지역에도 거주한다.
언어는 티베트-버마어족에 속하는 코크보록어와 유사한 카우브루(Kaubru)어를 사용한다. 주요 씨족으로는 메스카(Meska), 몰소이(Molsoi), 우초이(Uchoi/Ushoy)가 있으며 전체적으로 14개의 씨족(panji)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로 화전 농업에 종사했으나 현대에는 정착 농업으로 전환하는 추세이다.
종교적으로 약 80%가 바이슈나바 힌두교를 따르고 약 20%가 기독교를 신봉한다. 트리푸라주에서는 호자기리(Hojagiri) 민속춤이 유명하며, 국제적인 민속 문화 프로그램에도 포함된 바 있다.
미조람 내전 난민 문제
1997년 미조람주에서 브루족과 미조족 간의 갈등으로 수만 명의 브루족이 트리푸라주와 아삼주로 피난하였다. 2018년에는 약 3만 명의 브루족에게 투표권이 부여되었으며, 2020년 1월 중앙정부와 트리푸라주, 미조람주 정부 및 브루족 대표 간의 4자 협정이 체결되어 약 3만 4,000명의 난민이 트리푸라주에 영구 정착하기로 합의되었다.
주의사항
동남아시아의 브루족(카투어파)과 남아시아의 브루/레앙족(티베트-버마어파)은 명칭이 동일하지만 언어·문화·지리적으로 전혀 다른 별개의 민족 집단으로, 혼동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캄보디아 북동부와 라오스 남부에 거주하는 브라오(Brao)족은 브루족과 명칭이 유사하나 별개의 민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