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란겔섬(러시아어: Остров Вра́нгеля, 영어: Wrangel Island)은 북극해에 위치한 러시아 연방의 섬이다. 동시베리아해와 축치해 사이에 자리하며, 러시아 축치 자치구에 속한다. 본토(축치 반도)와의 거리는 약 140km이며, 섬의 면적은 약 7,600km²로 한반도의 충청북도 정도 규모에 해당한다.
지리적 특징
브란겔섬은 북위 약 71도에 위치하여 북극권(북위 66.5도)보다 훨씬 북쪽에 있다. 경도 180도선이 이 섬을 지나기 때문에, 국제 날짜 변경선은 브란겔섬을 피해 동쪽으로 이동하여 배치되어 있다. 섬은 대체로 툰드라 지대로 덮여 있으며, 최고 해발 약 1,100m에 이르는 산악 지형을 포함한다. 기후는 한랭한 북극성 기후로, 연평균 기온이 영하 수준이며 겨울철에는 영하 40도를 밑도는 극한의 추위가 기록되기도 한다. 강수량은 연간 약 138mm 수준으로 매우 건조하다.
생태와 환경
브란겔섬은 북극곰, 바다표범, 레밍 등의 서식지로 알려져 있으며, 여름철에는 수많은 조류가 찾아온다. 특히 이 섬은 북극곰의 주요 번식지 중 하나로 꼽힌다. 또한 식물상의 종 다양성과 고유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브란겔섬은 마지막 빙하기 동안 빙하로 덮이지 않았던 지역으로, 난쟁이 매머드(dwarf mammoth)가 일반적인 매머드보다 늦게까지 서식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섬의 매머드 개체군은 먹이 부족 등으로 인해 몸이 작아진 형태였으며, 기원전 약 1700년경까지 생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섬의 매머드가 원주민의 수렵으로 인해 멸종했다는 설이 제기되었으나, 이에 대해서는 아직 학계에서 논란이 있다.
역사
섬의 이름은 러시아의 탐험가이자 해군 제독이었던 페르디난트 페트로비치 브란겔(Ferdinand Petrovich Wrangel)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그는 축치족으로부터 섬의 위치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 했으나 실제로 섬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이후 1867년 미국의 선장 토머스 롱(Thomas Long)이 이 섬을 발견하고 브란겔의 이름을 붙였다.
1911년에는 러시아인이 처음으로 이 섬에 상륙하였다. 1921년에는 아이슬란드 출신 탐험가 빌햐울뮈르 스테파운손(Vilhjálmur Stefánsson)이 이 섬을 캐나다 영토로 만들고자 이누이트족 일행을 보냈으나, 1926년 소련이 이를 축출하고 현재의 정착촌을 조성하였다. 이후 브란겔섬은 러시아(소련)의 영토로 편입되었다.
보호 지역과 세계유산
브란겔섬을 포함한 주변 해역은 1976년 브란겔섬 자연 보호 구역(Wrangel Island State Nature Reserve)으로 지정되었으며, 2004년에는 인근의 헤럴드섬(Herald Island)과 함께 '브란겔섬 보호 구역 자연 시스템'(Natural System of Wrangel Island Reserve)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오늘날의 브란겔섬
브란겔섬은 인적이 드문 지역으로, 소규모의 연구 기지와 정착촌이 존재한다. 현재는 기후 변화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생태계 위협이 주요 관심사로 논의되고 있다. 이 섬은 러시아의 극동 북부에 위치한 대표적인 북극권 보호 지역 중 하나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