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불교학(佛敎學)은 불교의 조직·사상·의식·신앙·역사·문화 등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이다. 종파의 교리를 선양하기 위한 목적의 학문과는 구별되며, 불교에 대한 객관적이고 학술적인 연구방법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영어로는 Buddhist studies 또는 Buddhology라고 한다.
역사적 기원과 전개
불교학은 19세기경 유럽에서 흥기한 인도학(indology)으로부터 파생하여 성립한 학문이다. 당시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 학자들은 인도의 문화, 종교, 철학, 언어, 미술, 역사, 고고학 등의 분야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인도에 존재했던 불교도 연구 범위에 포함시켰다. 이들은 유적의 발굴 조사와 함께 발견된 문헌 자료에 대해 유럽의 그리스·라틴 고전 연구와 기독교 성전해석학 등 유럽 전통적 방법에 기초한 '문헌학적 방법'을 적용하였다. 불교학은 이러한 광의의 인도학 범주에서, 유럽의 연구 풍토에서 탄생한 것이다.
유럽 불교학의 핵심 연구 방법은 범어(산스크리트어) 사본의 독해와 교정 텍스트의 작성이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불교 사상을 추출하고 분석하는 방식이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메이지 시대에 난조 분유(南條文雄), 다카쿠스 준지로(高楠順次郎) 등이 유럽에 유학하여 근대적 인도학을 배워와 아시아에 근대 불교학이 전파되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전통의 한문 불전 연구 방법론과 서구의 산스크리트·티베트어 문헌 연구 방법이 대비되었다.
중국에서는 양원후이(楊文會)가 1866년 금릉각경처(金陵刻經處)를 설립하여 불서의 판각과 유통을 주도하며 불교 교리 연구의 활기를 불러일으켰다. 서구 불교문헌학을 중국의 제도권에 정착시킨 인물로는 지센린(季羨林)이 평가된다.
한국에서는 1930년대에 문헌학적 연구가 시작되었으나 큰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김구경은 돈황 사본의 교감 작업으로 학계의 인정을 받았고, 김법린은 프랑스와 일본에서 범어와 인도철학을 수학하였으나 시대적 상황으로 서구의 새로운 학문 방법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전수되지는 못하였다.
연구 방법론
일본 도쿄대학의 시모다 마사히로(下田正弘)는 불교학의 연구 방법을 크게 세 가지로 제안한 바 있다.
첫째, 역사학적 방법은 문헌에 기록된 언설과 그 언설 외부의 사건을 시간적 기준틀 속에서 인과관계로 연결하여 재구성하는 방법이다.
둘째, 사상적·언어·문학적 방법은 텍스트 내부의 언설에 주목하여 그 언설의 특성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세계의 구조를 해명하는 접근 방식이다.
셋째, 행동과학적 방법은 텍스트가 아닌 인간의 행동을 연구 소재로 삼아 관찰이나 실험을 통해 연구자가 직접 언설을 구축하는 방법으로, 사회학이나 심리학이 대표적이다.
이들 방법은 실제 현장에서는 일정한 비율로 혼합되어 사용된다.
응용불교학
전통적인 불교학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응용불교학'이 있다. 이 개념은 1980년대 이후 한국에서 기존 연구 방법론에 대한 비판적 반성과 함께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응용불교학은 불교의 기본 사상과 세계관을 현대의 사회, 교육,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역사 등의 제 분야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원리와 방법을 탐구하는 학문으로 정의된다.
학문 체계상의 위치
한국연구재단이 1999년 11월에 제안한 학술연구분야 분류표에 따르면, 불교학은 대분류인 인문학의 중분류로 구분된다. 불교학의 소분류로는 근본불교, 천태학, 화엄학, 유식학, 정토학, 계율학, 중관학, 밀교, 선학, 불교윤리, 불교교육, 불교문헌학, 지역 불교 및 불교사 연구, 응용불교학, 기타 불교학이 포함된다.
국내에는 불교학연구회(Korean Association of Buddhist Studies)와 같은 학술 단체가 존재하며, 『불교학연구』(Korean Journal of Buddhist Studies)를 비롯한 다수의 학술지가 발간되어 불교학 연구를 활성화하고 있다.
현대적 과제
근대 불교학이 붓다를 인간 또는 신이라는 이분법으로 파악했던 것에 대해, 최근 국제 학계에서는 근대 불교학이 재구성한 불교의 역사와 텍스트 이해를 비판적으로 재검토하는 연구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불전의 이해 방식에 있어서도 근대 불교학의 이성주의적 접근에 대한 반성과 함께, 붓다의 언설이 명상의 결과임을 전제로 한 새로운 연구방법론에 대한 고민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