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르어(Bulgar, 또는 Bulghar, Bolgar, Bolğar)는 현재 소멸된 언어로, 튀르크어족의 오구르어파(Oghuric)에 속하는 언어이다. 불가르족(Bulgars)이 사용했던 이 언어는 중앙아시아에서 폰토스-카스피 스텝, 볼가강 유역, 그리고 다뉴브강 유역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서 사용되었다.
불가르어는 다뉴브 불가리아와 볼가 불가리아 두 지역에서 사용되었으며, 각각 다뉴브 불가르어(Danubian Bulgar)와 볼가 불가르어(Volga Bulgar)로 구분된다. 다뉴브 불가리아에서는 9세기에 불가르족 귀족들이 피지배층인 남슬라브인과 동화되면서 불가르어가 소멸했고, 그 자리에는 고대 교회 슬라브어(Old Church Slavonic)가 공식 언어로 채택되었다. 한편 볼가 불가리아에서는 13~14세기까지 존속했으며, 이후 추바시어(Chuvash)로 이어졌다.
언어학적 분류에 따르면, 불가르어는 튀르크어족의 오구르어파에 속하며, 추바시어와 함께 이 어파의 주요 구성원이다. 현재까지 추바시어가 오구르어파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언어로 인정되고 있으며, 불가르어는 공통 튀르크어(Common Turkic)와 대비되는 'Lir-튀르크어' 계열로 분류된다. 오구르어파의 음운적 특징으로는 공통 튀르크어의 /z/가 /r/로, /ʃ/가 /l/로 대응하는 현상이 있다.
불가르어의 계통에 대해서는 주류 학계의 합의가 튀르크어족 내 오구르어파 분류를 지지하지만, 일부 학자들에 의해 이란어군 기원설도 제기된 바 있다. 이 이란어군 가설은 주로 불가리아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되었으며, 언어학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훈어(Hunnish)와 하자르어(Khazar)를 오구르어파에 포함시키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관련 역사 기록이 부족하여 이들 언어의 분류는 확정적이지 않다.
다뉴브 불가르어의 기록은 불가리아 플리스카(Pliska)에서 발견된 비문과 루마니아 무르파틀라르(Murfatlar)의 암석 교회에서 발견된 비문 등 소수의 자료에 의존한다. 이 비문들은 일부가 그리스 문자로, 일부는 오르혼 문자 변형인 쿠반 문자로 작성되었으며, 해독 시도가 있었으나 널리 인정받는 해독안은 아직 없다.
볼가 불가르어는 아랍 문자와 오르혼 문자로 기록된 여러 비문이 남아 있으며, 이들은 상당 부분 해독이 가능하다. 볼가 불가르어의 어휘와 문법 형태는 추바시어와 밀접한 유사성을 보이며, 숫자 체계, 격 체계, 동사 활용 등에서 공통 튀르크어와 구별되는 오구르어파 특유의 특징을 드러낸다.
국제 표준 언어 부호(ISO 639-3)에서 불가르어는 'xbo'로 지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