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잡음(粉紅色雜音, pink noise)은 파워 스펙트럼 밀도가 주파수에 반비례하는 특성을 지닌 신호 또는 확률적 과정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핑크 노이즈, 분홍 소음, 1/f 노이즈(1/f noise)라고도 불린다.
분홍색 잡음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각 옥타브(주파수가 두 배가 되는 구간)마다 동일한 양의 노이즈 에너지를 전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모든 주파수 대역에서 동일한 세기를 갖는 백색 잡음(white noise)과 구별되는 특성이다. 백색 잡음이 주파수에 무관하게 일정한 전력 스펙트럼 밀도를 가지는 반면, 분홍색 잡음은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전력 스펙트럼 밀도가 낮아진다. 구체적으로는 주파수가 두 배로 증가할 때마다 전력 밀도가 약 3dB씩 감소한다.
분홍색 잡음이라는 명칭은 이 파워 스펙트럼을 가시광선 영역에 대응시켰을 때 나타나는 색상에서 유래하였다. 백색 잡음이 모든 가시광선 주파수를 동일하게 포함하여 흰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분홍색 잡음의 스펙트럼은 저주파(장파장) 영역에 더 많은 에너지가 집중되어 분홍빛으로 보이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분홍색 잡음은 자연계에서 널리 관찰되는 신호 유형으로, 생물학계에서 가장 흔한 신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심장 박동 간격의 변동, 뇌파, 유전자 발현의 변동 등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에서 1/f 특성이 관찰된다. 또한 전자공학 분야에서는 플리커 노이즈(flicker noise)라고도 불리며, 반도체 소자나 전자 회로에서 저주파 영역의 잡음으로 나타난다.
오디오 공학 분야에서는 분홍색 잡음이 음향 시스템의 테스트와 이퀄라이징에 활용된다. 인간의 청각이 로그 척도(옥타브 단위)로 주파수를 인식한다는 점에서, 각 옥타브에 동일한 에너지를 전달하는 분홍색 잡음은 실제 청감상 평탄한 주파수 응답을 평가하는 데 적합한 테스트 신호로 간주된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분홍색 잡음이 수면 유도나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였으나, 이에 대한 효과는 개인차가 크며 과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된 것은 아니다.
분홍색 잡음은 백색 잡음, 갈색 잡음(브라운 노이즈), 청색 잡음 등과 함께 '소음의 색상(colors of noise)' 체계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잡음 유형 중 하나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