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PIVERSE

분자

분자(分子, 영어: molecule)는 한 개 또는 두 개 이상의 원자가 화학 결합에 의해 결합하여 전기적으로 전하를 띠거나 중성을 띠는 원자 그룹으로, 물질의 고유한 성질을 가지는 가장 작은 단위 입자로서 정의된다. 비활성 기체처럼 원자 하나로 이루어진 단원자 분자도 존재하며, 일반적으로는 두 개 이상의 원자가 공유 결합에 의하여 결합되어 이루어진 입자를 가리킨다.

분자 개념의 과학적 확립은 19세기 초 이탈리아의 화학자 아보가드로(Amedeo Avogadro)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며, 그의 분자설은 아보가드로의 법칙으로 나타난다. '분자'라는 용어는 라틴어 'molecula'(작은 덩어리)에서 유래하였고, 프랑스어 'molécule'을 거쳐 18세기 후반부터 유럽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초기의 분자 정의는 물질의 화학적 성질을 유지하는 가장 작은 입자라는 다소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이었으나, 소금·금속 등이 분자가 아니라 이온이나 원자의 큰 결정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의가 점차 정교해졌다.

분자는 대부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가장 작은 분자는 이원자 분자인 수소(H₂)로, 원자 간 결합 간격은 약 0.74옹스트롬(Å)이다. 일반적인 유기 합성에 사용되는 분자의 크기는 수 Å에서 수십 Å에 이른다. 단일 분자는 원자간력 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y) 등 첨단 장비를 통하여 일부 환경에서 관찰할 수 있다.

분자라는 용어는 주로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작은 규모의 공유 결합 집단에 적용된다. 질소(N₂), 산소(O₂), 염소(Cl₂)와 같이 한 종류의 원소로만 이루어진 홑원소 분자도 있고, 물(H₂O)처럼 여러 원소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분자도 있다. 단백질이나 DNA처럼 분자량이 매우 큰 분자는 고분자로 분류된다. 반면 이온 결합이나 수소 결합과 같은 비공유 결합에 의하여 결합된 경우에는 분자라고 부르지 않고 화학식 단위(formula unit)라고 구분하여 부른다.

분자는 공유 결합에 의하여 원자들이 결합하여 형성된다. 비금속 원소 중 일부만이 보통 조건에서 분자 상태로 존재하며, 예를 들어 수소는 반응물이 없는 상태에서 항상 수소 분자(H₂) 형태로 존재한다. 화합물의 분자는 두 종류 이상의 원소로 구성된다.

분자의 화학식은 원소 기호, 원자 수(아래첨자), 전하(위첨자) 등을 사용하여 표기된다. 화학식에는 실험식(화합물을 구성하는 원소들의 최소 정수비), 분자식(분자 내 원자의 정확한 개수), 구조식(원자 간 결합의 배열), 시성식(작용기를 강조하여 나타낸 식) 등 여러 종류가 있다. 화학식이 같으나 원자 배열이 다른 분자들은 이성질체라고 부르며, 이들은 같은 화학식을 공유하면서도 서로 다른 화학적 성질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분자의 과학은 연구 초점에 따라 분자 화학과 분자 물리학으로 나뉜다. 분자 화학은 분자 간 상호작용과 이온 결합의 형성·분해를 다루고, 분자 물리학은 분자의 구조와 물성을 다루지만, 이 구분은 엄밀하지 않다. 분자 연구는 크게 분자 기하학, 분광학, 이론 화학의 측면에서 진행된다. 분자들은 진동과 회전 운동을 하면서 결합 길이와 결합 각도가 고정된 평형 기하 구조를 가지며, 이를 통하여 분자의 반응성과 성질이 결정된다. 분광학적 분석은 분자가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양자화된 에너지 준위를 이용하여 분자의 구조와 성질을 규명하는 방법이다. 이론 화학과 양자역학은 화학 결합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로 사용된다.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은 분자를 '적어도 하나의 진동 상태를 제한하기에 충분히 깊은 퍼텐셜 에너지 표면에 있는 저기압에 일치하는 원자 배열'로 정의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는 분자의 정의가 원자 간 상호작용의 본질이 아니라 상호작용의 세기에 근거하여 정해져야 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분자는 근본적인 독립체라기보다, 화학자가 관찰하는 물질 세계를 설명하기 위한 유용한 개념적 도구로 이해된다.

둘러보기

더 찾아볼 만한 주제

    전체 문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