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항로(北西航路, Northwest Passage)는 북대서양에서 북아메리카 북쪽의 캐나다 북극 제도(Canadian Arctic Archipelago) 해안을 따라 베링 해협을 거쳐 태평양에 이르는 해상 항로이다. 영문 명칭 Northwest Passage는 '북서쪽 통로'라는 뜻이며, 유럽을 기준으로 북서 방향에 위치한 데서 유래하였다. 이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유라시아 북쪽 해안을 따라 베링 해협으로 이어지는 항로는 북동항로(Northeast Passage) 또는 북극해 항로(Northern Sea Route)라고 한다.
역사
북서항로는 15세기 말부터 유럽인들이 동양으로 가는 단축 항로를 찾기 위해 탐색을 시작한 역사적 해로이다. 당시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남방 항로를 장악하고 있던 상황에서 영국을 중심으로 북서쪽으로 우회하는 항로 개척이 추진되었다. 1497년 존 캐벗(John Cabot)의 항해를 시작으로, 16세기 후반 험프리 길버트(Humphrey Gilbert), 마틴 프로비셔(Martin Frobisher), 존 데이비스(John Davis) 등이 탐험에 나섰으나 모두 실패하였다. 1611년 헨리 허드슨(Henry Hudson)은 허드슨만까지 도달했으나 선상 반란으로 실종되었다.
1845년 존 프랭클린 경(Sir John Franklin)의 탐험대가 HMS 에레버스호와 HMS 테러호를 타고 출항한 후 전원 실종되는 대참사가 발생하였고, 이후 수색 과정에서 북서항로의 존재가 확인되었다. 1854년 로버트 매클루어(Robert McClure)가 최초로 대서양-태평양을 잇는 항로를 확인하였으나, 얼음에 갇혀 배를 버리고 썰매로 이동해야 했다. 1903년부터 1906년까지 노르웨이의 탐험가 로알 아문센(Roald Amundsen)이 47톤짜리 범선 외아호(Gjøa)를 타고 최초로 북서항로 전 구간을 완주하는 데 성공하였다. 1944년에는 캐나다 기마경찰대의 헨리 A. 라센(Henry A. Larsen)이 처음으로 한 계절 안에 이 항로를 통과하였다.
지리적 특성
북서항로는 배핀 섬 북쪽에서 알래스카 위의 보퍼트 해까지 약 1,450km에 걸쳐 있으며, 캐나다 북극해 제도 사이의 깊은 수로들로 이루어져 있다. 대서양 쪽 진입로인 그린란드와 배핀 섬 사이에는 높이 90m에 달하는 약 5만 개의 빙산이 떠다니는 위험한 해역이 있다. 태평양 쪽으로는 알래스카 북쪽의 얕은 해안을 덮고 있는 빙모가 베링 해협으로 거대한 얼음덩이를 내려보내 항해를 어렵게 한다.
현대적 의의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빙 감소로 북서항로의 상업적 이용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 부산-뉴욕 항로 기준으로 파나마 운하 경유 항로에 비해 약 2,500해리(약 4,630km)가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북동항로에 비해 얼음이 더 불규칙적으로 오래 지속되고, 캐나다 북극 지역의 인구가 희박하여 인프라 개발이 미흡한 실정이다. 캐나다는 북서항로를 자국의 내수(內水, inland waters)로 간주하여 항행 규제권을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국제 해협으로 보아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며 양국 간 법적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는 선박에서 배출되는 블랙카본(Black Carbon)이 북극 해빙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