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균(腐敗菌, 영어: putrefying bacteria)은 생물체의 부패에 관여하는 세균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부패란 유기물이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분해되어 악취를 내거나 유독 물질을 생성하는 현상을 의미하며, 이러한 부패 과정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부패균이라고 부른다. 미생물의 대사 산물이 인간에게 이로운 물질일 경우에는 부패 대신 발효라고 구분하여 부르기도 한다.
부패균은 단백질과 그 밖의 질소를 함유한 유기 물질을 분해하여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의 간단한 질소 화합물로 전환시키는 세균들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용어이다. 특정한 단일 종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분해 및 발효에 관여하는 여러 종의 세균들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대표적인 부패균으로는 바실루스속(Bacillus), 클로스트리듐속(Clostridium), 엔테로박터속(Enterobacter), 대장균속(Escherichia), 푸소박테리움속(Fusobacterium), 살모넬라속(Salmonella) 등이 포함된다.
부패균은 생태계의 질소 순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생물은 질소를 직접 사용할 수 없으며, 질소 고정 과정을 통해서만 질소를 이용할 수 있다. 부패균은 죽은 생물체의 아미노산이나 요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여 분해하고, 이 과정에서 암모늄 이온을 생성한다. 이후 질산화 세균이 암모늄 이온을 산화하여 질산염으로 전환하며, 식물은 이를 이용하여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부패균은 다른 분해자들과 함께 죽은 생물체로부터 질소를 재활용하는 데 기여한다.
부패균은 사후 분해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패는 사망 후 분해의 마지막 단계로 정의되며, 주로 장에 존재하는 혐기성 생물에 의해 수행된다. 부패균은 신체의 분해를 돕는 다양한 효소를 생성하며, 면역 기능이 소멸된 사체 내에서 혈관을 통해 퍼져 나가 혈액 내의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부패를 일으키는 주요 세균종으로는 가스괴저균(Clostridium perfringens)이 알려져 있으며, 이 세균은 가스 형성, 조직 분해 및 용혈에 기여한다. 부패의 속도는 연령, 체성분, 온도, 습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부패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0°C에서 48°C 사이의 온도가 필요하다.
사람의 장내 미생물군집에서도 부패균이 존재한다. 장내 부패균은 위장관이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는 단백질의 발효 및 분해에 관여하며, 이러한 과정은 주로 말단 결장에서 일어난다. 장내 부패균의 역할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황에 따라 인체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해로울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인돌과 같은 부패 경로의 일부 생성물은 장내 기생충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반면, 푸소박테리움균류(Fusobacteriota)와 같은 일부 부패균은 대장암과 같은 질병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식품의 부패 측면에서 부패균은 식품의 변질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간주된다. 단백질과 같은 질소 함유 유기물이 부패균의 작용에 의해 분해되면서 악취 및 유해 물질이 생성되어 식품을 섭취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다. 식품의 부패에 관여하는 미생물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식품의 성분과 환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