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동문안 당산(扶安東門안堂山)은 대한민국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부안읍 동중리에 위치한 조선시대의 민속 신앙 유적이다. 1970년 5월 20일 대한민국의 국가민속문화재(당시 중요민속자료) 제19호로 지정되었으며, 수량은 3기(基)이다.
구성
부안 동문안 당산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는 화강암으로 만든 돌기둥(당산)으로, 높이 약 320cm이며 꼭대기에는 돌로 조각한 오리 한 마리가 서북쪽을 향해 앉아 있다. 이 돌기둥은 '석조신간(石鳥神竿)'이라고도 불리며 당산의 주신(主神)으로 여겨진다. 둘째와 셋째는 돌장승 한 쌍으로, 각각 '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과 '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상원주장군은 높이 167cm의 남장승으로 머리에 벙거지를 쓰고 있으며, 하원당장군은 높이 226cm의 여장승이다. 돌기둥에서 동쪽으로 약 50m 지점에는 당산나무(당산목)가 있고, 그 사이 길 양쪽으로 두 장승이 마주보고 서 있다.
기능과 의미
이 당산은 마을 밖으로부터 부정한 것의 침입을 막고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로 세워졌다. 돌기둥 위에 새를 올린 형태는 민간에 널리 전하는 '솟대'라는 신간(神竿)을 돌로 바꾼 것으로, 나무 장승이 돌장승으로 변화하는 과정과 유사하게 솟대가 돌로 대체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당산제
마을에서는 2년마다(과거에는 매년) 음력 정월 보름에 당산제를 지낸다. 새끼를 꼬아 만든 동아줄로 줄다리기를 한 다음, 그 줄을 돌기둥에 감아 놓고 제를 올린다. 이렇게 동아줄을 돌기둥에 감는 것을 '옷입힌다'고 하는데, 이는 신앙물을 인격화하여 마을 전체의 복을 기원하고 농사의 풍요를 바라는 염원이 담긴 의례이다.
돌오리상 도난과 회수
2003년 3월, 돌기둥 위에 있던 돌오리상이 도난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2003년 2월 정월 대보름 당산제 때까지 제자리에 있었으나 한 달 만에 사라졌으며, 이로 인해 2005년부터 당산제도 중단되었다. 이후 문화재청은 돌오리상을 회수하여 2019년 2월 부안군 부안읍 동중리 동문안 마을에 반환하였다.
문화재적 가치
돌기둥과 돌장승 모두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한국의 전통적인 마을 신앙과 공동체 의례를 보여주는 민속자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고창오거리당산과 유사한 점이 있으나, 고창의 것이 삿갓이나 갓을 쓴 모양의 화표주(華表柱)에 가까운 반면, 부안 동문안 당산은 새를 상부에 앉힌 점에서 차별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