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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소설)

복덕방(福德房) 은 소설가 이태준(李泰俊, 1904~?)이 지은 단편소설이다. 1937년 잡지 《조광(朝光)》에 발표되었고, 이후 1947년 을유문화사에서 같은 제목의 소설집으로 간행되었다.

작가

이태준의 호는 상허(尙虛)이며, 강원도 철원 출생이다. 1925년 《조선문단》에 처녀작 「오몽녀」가 입선되며 문단에 등단하였고, 1933년 박태원·이효석·정지용·이상 등과 함께 구인회(九人會)를 결성하여 활동하였다. 대표작으로 「달밤」, 「가마귀」, 「복덕방」 등이 있으며, 수필집 《무서록》, 문장론 《문장강화》 등을 남겼다. 1946년 월북하였다.

줄거리

1930년대 서울의 한 복덕방(가옥 중개업소)을 배경으로, 몰락한 세 노인의 삶을 그린다. 구한말 훈련원 참의(參議)로 있다가 군대 해산 후 복덕방을 운영하는 서참의, 재판소에 다니는 조카를 빌미로 대서업(代書業) 자격을 얻기 위해 일본어 공부에 열중하는 박희완 영감, 여러 차례 사업에 실패하고 무용가인 딸 안경화에게 얹혀사는 안초시(安初試)가 주요 인물이다. 안초시는 박희완 영감이 전해준 부동산 투기 정보를 믿고 딸의 돈 3,000원을 빌려 황해도 연안의 땅에 투자하지만, 이는 사기극으로 밝혀진다. 결국 안초시는 충격을 받고 음독 자살한다. 장례식에 참석한 서참의와 박희완은 안경화와 조문객들의 허세에 반감을 느끼고 묘지까지 따라가지 않는다.

등장인물

  • 서참의(徐參議): 복덕방 주인. 구한말 훈련원 참의 출신의 무관으로, 군대 해산 후 가옥 중개업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 안초시(安初試): 몰락한 양반 출신 노인. 여러 사업에 실패하고 복덕방에서 소일하며, 허황된 부동산 투기로 파국을 맞는다.
  • 박희완(朴喜完) 영감: 서참의의 친구. 대서업 허가를 받기 위해 일본어를 공부하는 인물.
  • 안경화(安敬華): 안초시의 딸. 유명한 무용가이나 아버지에게 인색하고 이기적이며 가식적인 태도를 보인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식민지 자본주의로 급격히 변모하는 사회 속에서 과거의 영광을 잃고 주변부로 밀려난 노인들의 삶과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봉건적 질서가 해체되고 새로운 자본주의적 풍토가 자리잡아 가는 과정에서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좌절하는 인물들을 통해 시대의 그늘을 형상화하였다. 이태준 특유의 간결하고 섬세한 문체, 치밀한 구성과 실감 나는 인물 창조가 돋보이며, 한국 근대 단편소설의 미학적 완성도를 높인 작품으로 꼽힌다. 한편으로 작가는 현실과의 정면 대결을 피하고 냉소와 아이러니, 페이소스로 응답하는 딜레탕티즘(dilettantism)의 경향을 보인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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