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보디나
보이보디나(세르비아어: Војводина, Vojvodina)는 세르비아 북부에 위치한 자치주로, 공식 명칭은 '보이보디나 자치주'(세르비아어: Аутономна Покрајина Војводина)이다. 중앙유럽의 판노니아 평원 남부에 자리잡고 있으며, 행정 중심지는 노비사드(Novi Sad)이다.
명칭과 어원
'보이보디나'는 세르비아어로 '보이보드십(voivodeship, 공작령)'을 의미하는 일반명사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보이보드'(voivode)는 슬라브어 계통에서 공작 또는 군사령관을 뜻하는 말로, 폴란드어의 '보예보다'(wojewoda), 세르비아어의 '보이보다'(vojvoda) 등과 같은 어원을 공유한다. 이 이름은 1848년 헝가리 혁명 당시 헝가리 왕국 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선포한 '세르비아 보이보디나(Srpska Vojvodina)'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리
보이보디나는 동쪽으로 루마니아, 북쪽으로 헝가리, 서쪽으로 크로아티아, 남서쪽으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국경을 접한다. 면적은 약 21,500~21,614 km²이며, 다뉴브강(588km 구간), 티서강, 사바강 등 세 개의 항행 가능한 대형 하천이 흐른다. 지형은 대부분 평야이며, 북부 시르미아의 프루슈카고라 산과 남동부 바나트의 브르샤츠 산맥이 주요 구릉지대를 이룬다. 최고봉은 구두리치키브르흐(해발 641m)이다.
보이보디나는 역사·지리적 지역인 바치카(Bačka), 바나트(Banat), 시르미아(Syrmia, Srem) 세 지역과 마치바(Mačva) 지역의 일부로 구성된다.
역사
이 지역은 선사시대부터 스타르체보 문화와 빈차 문화가 번성한 곳이었다. 로마 제국 시대에는 시르미움(현재의 스렘스카미트로비차)이 로마 제국의 4대 수도 중 하나였으며, 주변 지역에서 여섯 명의 로마 황제가 태어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10세기부터 16세기까지는 헝가리 왕국의 영토였으며, 이후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거쳐 17세기 말~18세기 초 합스부르크 군주국에 편입되었다. 1848년 헝가리 혁명 시기에 세르비아인들은 세르비아 보이보디나의 자치를 선포하였고, 이는 1849년부터 1860년까지 오스트리아의 크라운랜드인 '세르비아 보이보드십과 테메슈바르 바나트'로 이어졌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인 1918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해체와 함께 보이보디나 지역은 세르비아 왕국을 거쳐 세르비아·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왕국(유고슬라비아)에 편입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추축국에 의해 바치카는 헝가리, 시르미아는 크로아티아 독립국, 바나트는 독일 군정 지역으로 분할 점령되었다.
1944년 지역이 정치적으로 복원되었고, 1945년 세르비아의 자치주로 편성되었다. 1974년 유고슬라비아 헌법에 따라 광범위한 자치권을 획득했으나, 1990년 세르비아 헌법 개정을 통해 자치권이 크게 축소되었다. 2000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정권 붕괴 이후 일부 자치권이 회복되었다.
인구와 민족
2022년 인구조사 기준으로 보이보디나의 인구는 약 1,740,230명으로, 세르비아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주요 민족 구성은 세르비아인(약 68.4%), 헝가리인(약 10.5%), 롬족(로마니, 약 2.3%), 슬로바키아인(약 2.3%), 크로아티아인(약 1.9%), 루마니아인(약 1.1%) 순이다. 이 외에도 판노니아루신인, 부녜브치인, 몬테네그로인 등 다양한 민족이 거주하는 다민족 지역이다.
공용어는 세르비아어, 헝가리어, 슬로바키아어, 루마니아어, 크로아티아어, 판노니아루신어 등 여섯 개 언어이다. 주로 사용되는 언어는 세르비아어(약 76.4%)와 헝가리어(약 9.7%)이다.
종교 구성은 2022년 기준 동방정교회 신자가 약 70.6%, 가톨릭 신자가 약 14%, 개신교 신자가 약 2.7%로 나타났다.
행정과 정치
보이보디나는 세르비아 내 두 자치주(보이보디나, 코소보 및 메토히야) 중 하나로, 120명의 비례대표 의원으로 구성된 보이보디나 의회와 정부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자치권의 범위는 제한적이며, 입법 및 사법권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역은 7개 구(district)로 나뉘며, 37개 지자체와 8개 시(노비사드, 수보티차, 판체보, 즈레냐닌, 솜보르, 스렘스카미트로비차, 키킨다, 브르샤츠)로 구성된다.
경제
보이보디나는 '세르비아의 곡창지대'로 불리며, 비옥한 흑토(체르노젬)와 넓은 경작지 덕분에 세르비아 전체 농업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담당한다. 주요 작물은 밀, 옥수수, 사탕무, 해바라기 등이다. 이 밖에도 바나트 지역에는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있으며, 식품가공, 금속·기계, 화학·제약 산업이 발달했다. 최근에는 노비사드를 중심으로 IT 산업이 큰 성장을 이루고 있다.
문화
노비사드는 합스부르크 통치 시기 세르비아 문화의 중심지로, '세르비아의 아테네'라고도 불렸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화기관 가운데 하나인 마티차 스르프스카(1826년 설립)와 세르비아 국립극장(1861년)이 이 도시에 있다. 프루슈카고라 산에는 17개의 세르비아 정교회 수도원이 소재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