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은 한국어에서 매우 다양한 의미를 지니는 동음이의어로, 여러 한자에 대응하는 단어이다. 대표적으로 질병(病), 용기(甁), 군사(兵), 천간(丙)의 네 가지 의미가 널리 사용된다.
1. 질병(病)
병(病)은 생물체의 심신 전체 또는 일부가 장애를 일으켜 정상적 기능을 영위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질병 또는 질환이라고도 한다. 대개 고통을 수반하며, 때로는 치명적인 방향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다만 외상에 의한 동통이나 염증과 같이 생리반응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고, 부인의 생리 출혈처럼 보통 때는 병의 증세로 인정될 것이 오히려 정상으로 인정되는 경우도 있어, 병의 개념은 의학적·사회적 맥락에 따라 경계가 모호할 수 있다.
한자 病은 뜻을 나타내는 疒(병들어기댈 녁)과 소리를 나타내는 丙(남녘 병)이 결합된 형성자이다. 고대에는 가벼운 급성 질환을 疾(질)이라 하고, 질이 심해진 상태를 病(병)이라 하여 구분하기도 하였으며, 이후 두 글자를 합쳐 '질병'이라는 말로 흔히 사용하게 되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병의 원인은 크게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그리고 나이로 대별된다. 유전적 요인은 질병에 대한 감수성과 저항력을 결정하는 기본 요인이며, 환경적 요인에는 영양소, 생물병원체, 화학물질, 물리적 요인, 건강습관 등이 포함된다. 한국의 질병 양상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여, 과거에는 주로 감염성 질환이 문제였으나 현대에는 암, 뇌졸중, 심장병, 당뇨병 등의 만성 퇴행성 질환이 주요 사인이 되고 있다.
2. 용기(甁)
병(甁)은 주로 액체 등을 담는 데 쓰는 목과 아가리가 좁은 그릇을 뜻한다. 유리, 사기,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질로 제작되며, 물병, 술병, 약병 등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된다. 한자 甁은 '병', '단지'를 뜻하며, 질병을 뜻하는 病과는 훈음이 같으나 의미는 전혀 다르다.
3. 군사(兵)
병(兵)은 군사를 의미한다. 현대 군대의 계급 체계에 있어서 병은 부사관 아래의 모든 계급을 뜻하며, 장기에서 병(兵)·졸(卒)은 상대 진영으로 한 칸씩 진출하는 장기 기물을 가리키기도 한다.
4. 천간(丙)
병(丙)은 십천간(十干)의 셋째 글자이다. 오행 중 화(火)에 속하며 양(陽)의 기운을 지닌 것으로 여겨진다. 동양 철학, 특히 사주명리학에서 병은 태양과 같은 뜨거운 열정과 밝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글자 丙의 정확한 근원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의견이 제각각이며, 탁자를 본뜬 형상, 가마솥을 엎어놓은 형상, 물고기의 꼬리 모양 등 여러 해석이 존재한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자서(字書) 중 하나인 《이아(爾雅)》에는 "물고기 꼬리를 병(丙)이라 한다"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병'은 한국어에서 질병, 용기, 군사, 천간 등 서로 다른 네 가지 주요 의미를 지닌 대표적인 동음이의어로, 문맥에 따라 그 의미가 구분되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