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루는 먹을 가는 데 사용하는 문방구(文房具)로, 붓, 먹, 종이(선지)와 함께 전통적으로 문방사우(文房四友)로 불린다. 주로 돌로 만들지만 찰흙, 청동, 철, 도자기 등 다양한 재질로 제작된다.
기원 및 역사
벼루는 중국이 기원이며, 서예와 그림 그리기에 사용되었다. 잔존하는 가장 오래된 유물은 중국 한(漢)대의 것으로, 중국 본토와 낙랑무덤에서 출토되었다. 약 6,000년에서 7,000년 전 염색 재료를 문지르던 도구에서 발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도경》에는 "연왈피로(硯曰皮盧)"라 하여 고려 때부터 이미 '벼루'라고 불렀음을 기록하고 있다. '벼로'는 벼루의 옛말로, 훈민정음 해례본(1446년) 용자례에서 언급되었다.
재질과 종류
보통 돌로 만들지만 와연(瓦硯, 기와로 만든 벼루)·도연(陶硯, 질그릇 벼루)·자연(磁硯, 자기 벼루)·이연(泥硯, 찰흙 벼루)·토제연(土製硯)도 있으며, 보석류나 금석류로도 제작된다. 한국에서는 충청남도 보령의 남포 지역에서 나는 남포석(藍浦石) 벼루를 최상품으로 친다.
형태는 장방형을 주축으로 원형·사각형·육각형·팔각형·타원형 등 다양하며, 물건의 모양을 본뜬 구연(龜硯, 거북 모양)·연화연(蓮花硯, 연꽃 모양)·풍자연(風字硯, '風'자 모양)·태사연(太史硯)·금연(琴硯, 거문고 모양) 등도 존재한다.
한국에서의 발전
삼국시대부터 도제(陶製)의 원형 벼루가 만들어졌으며, 통일신라시대에는 연지(硯池) 외벽과 발에 조각이 있는 장식적인 벼루도 나타났다. 고려시대 이후 석연(石硯)이 일반화되었으며, 조선시대에는 크기·형태와 장식의 종류가 더욱 다양해졌다. 석연재(石硯材)는 무산·위원·평양·단양·계룡산·남포·안동·경주·언양·강진 등 전국 각지에서 생산되었다.
좋은 벼루의 조건
먹을 갈 때 매끄러워 끈적거리지 않아야 하며, 묵지(墨池, 묵즙을 모으는 오목한 부분)에 물을 넣어 두었을 때 10일 이상 말라붙지 않는 것을 좋은 벼루로 친다.
현대
현대에는 플라스틱 재질의 벼루가 문구점에서 흔히 판매되며, 전통 서예 및 그림 교육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단계연(端溪硯)·음주연·조하록석 등이 최상품 벼루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