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실험(Belle experiment)은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위치한 고에너지 가속기 연구 기구(KEK)의 KEKB 가속기를 이용하여 수행된 입자물리학 실험이다. 실험명인 'Belle'은 B 중간자(B meson)와 관련된 연구를 수행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명칭으로, 물리학자 존 스튜어트 벨(John Stewart Bell)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이 실험은 일본 고에너지 물리학자가 중심이 되었으며, 대한민국을 비롯한 13개 국가에서 400명 이상의 물리학자들이 참여하는 벨 국제 공동 연구 그룹(Belle Collaboration)을 구성하여 진행되었다. 연구의 주요 목표는 입자물리학의 CP 대칭성(전하-패리티 대칭성) 깨짐 현상을 규명하는 것이다.
벨 검출기는 KEKB 가속기의 길이 3016미터 진공 파이프에서 입자들이 충돌하는 지점에 위치한 다층 구조의 입자 검출기이다. 이 검출기는 넓은 범위(wide coverage)를 가지며, 수십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입자 충돌 위치를 측정할 수 있고, 파이온과 케이온을 구분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에너지 분해능은 수 퍼센트 수준이다.
벨 실험의 주요 연구 결과로는 2001년 케이온 이외의 중간자 시스템에서 처음으로 CP 대칭성 깨짐 현상을 관찰한 성과, B → K* l⁺l⁻ 및 b → s l⁺l⁻ 붕괴 현상 연구, B → DK 및 D → K_S π⁺ π⁻ 붕괴 현상의 Dalitz plot 연구를 통한 φ3 측정, B⁰ → π⁺ π⁻ 및 B⁰ → K⁻ π⁺의 직접 CP 대칭성 깨짐 현상 연구, b → d 전이 현상 관찰, B → τ ν 붕괴 현상 연구, 그리고 새로운 입자인 X(3872)의 발견 등이 있다.
KEKB 가속기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빔 광도를 기록한 가속기로, 2009년 6월 기준 순간 광도(luminosity) 2.11×10³⁴ cm⁻²s⁻¹를 기록하였으며, 이는 당시 세계 최고 기록이었다. 2010년까지 1014 fb⁻¹ 이상의 누적 광도를 기록하였으며, 이는 10억 개 이상의 B\bar{B} 중간자를 생성한 것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데이터는 Upsilon(4S) 공명 상태에서 수집되었으며, 이 공명 상태는 B 중간자로 붕괴한다.
벨 실험은 2009년 6월을 마지막으로 가동이 종료되었으며, 이후 순간 광도를 100배 이상 높인 업그레이드 버전인 벨2 실험(Belle II experiment)이 후속으로 진행되었다.
한편, '벨 실험'이라는 용어는 양자역학 분야에서 벨 부등식 실험(Bell's inequality experiment, Bell test)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이는 1964년 존 스튜어트 벨이 제안한 벨의 부등식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으로,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현상과 관련하여 국소적 숨은 변수 이론(local hidden variable theory)의 타당성을 시험하는 물리학 실험이다. 이 실험에서는 주로 CHSH 방정식이나 CH74 방정식과 같은 형태의 벨 부등식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