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키 샤프(Becky Sharp)는 영국의 소설가 윌리엄 메이크피스 새커리(William Makepeace Thackeray)가 1847년부터 1848년까지 연재한 소설 《허영의 시장》(Vanity Fair: A Novel without a Hero)의 주인공이다. 본명은 레베카 샤프(Rebecca Sharp)이며, 일반적으로 벡키(Becky)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벡키 샤프는 가난한 영국인 화가와 프랑스인 무용수의 딸로 태어난 고아이며, 빈민가인 소호(Soho)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녀는 자신의 매력과 지성을 활용해 상류 사회로 진출하려는 냉소적이고 야망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소설 속에서 그녀는 부유하지만 단순한 남편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나폴레옹 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통해 출세를 꾀한다. 그녀는 결국 로든 크롤리(Rawdon Crawley)와 결혼하지만, 이후 여러 사건을 겪으며 유럽을 전전하는 운명을 맞이한다.
이 캐릭터는 빅토리아 시대 소설에서 기존의 전형적인 여성 주인공과는 달리 도덕적으로 모호하고 주체적인 인물로 등장하여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새커리는 이 캐릭터를 통해 당시 영국 상류 사회의 위선과 허영을 풍자하였다. 벡키 샤프는 여러 실제 인물들(잔 드 발루아생레미, 마리 앙투아네트의 시녀 뒤바리 부인, 메리 앤 클라크, 해리엇 윌슨 등)을 복합적으로 참고하여 창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벡키 샤프(Becky Sharp)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1935년 미국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루벤 마모울리언(Rouben Mamoulian)이 감독하고 미리암 홉킨스(Miriam Hopkins)가 벡키 샤프 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3색 테크니컬러(three-strip Technicolor) 방식을 사용한 최초의 장편 영화로 영화사적 의의를 지닌다. 미리암 홉킨스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1935년 6월 13일에 개봉하였으며, 상영 시간은 84분이다. 원작 소설은 1899년 랭던 미첼(Langdon Mitchell)이 각색한 동명의 희곡으로도 제작되었으며, 이 희곡을 다시 영화화한 것이 1935년작이다.
벡키 샤프 캐릭터는 이후 여러 차례 텔레비전과 영화로 각색되었으며, 2004년에는 미라 네어(Mira Nair) 감독의 영화 《Vanity Fair》에서 리즈 위더스푼(Reese Witherspoon)이 연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