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츨라어(독일어: Wetzlar)는 독일 헤센주에 위치한 도시이다. 란강(Lahn) 변에 자리하고 있으며, 란강과 함께 란딜군(Lahn-Dill-Kreis)을 이루는 딜강(Dill)이 시내를 가로지른다. 행정 구역상으로는 기센현(Regierungsbezirk Gießen)에 속하며, 란딜군의 군청 소재지이다. 면적은 75.65km²이고, 2023년 12월 기준 인구는 54,625명으로 인구밀도는 722명/km²이다. 시간대는 중앙유럽 표준시(UTC+1)를 따르며 서머타임(UTC+2)이 적용된다. 시장은 만프레드 바그너(Manfred Wagner)이다.
역사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한 흔적이 있으며, 유럽 철기 시대 라텐(La Tène) 문화 시기에 이 지역에서 철이 채굴되었다. 도시 이름의 어미 '-lar'는 켈트족과의 관련성을 시사한다. 란강과 딜강이 교차하는 지점이자 쾰른과 프랑크푸르트암마인을 잇는 무역로의 중간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중세 상업 도시로 발전하였으며, 12세기 말에는 신성 로마 제국의 자유 도시 지위를 획득하여 프랑크푸르트암마인 다음으로 큰 도시가 되었다.
13세기 화재와 14세기 페스트로 피해를 입었고, 인근 솔름스(Solms) 가문과의 분쟁으로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재정난으로 인해 발행한 종신정기금 증서를 상환하지 못해 동업조합(Zunft)의 봉기를 겪었고, 결국 나사우 가문의 보호를 받게 되어 제국 직속 지위를 상실하였다. 한때 6,000명에 달했던 인구는 2,000명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9년 전쟁의 여파로 슈파이어에 있던 신성 로마 제국의 제국대법원(Reichskammergericht)이 파괴되자, 1698년 제국대법원이 베츨라어로 이전하였다. 이로 인해 법률 관련 관리들이 대거 이주해 오면서 도시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이 시기에 법학을 공부하던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이곳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법관의 딸 샤를로테와의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집필하였다. 나폴레옹 전쟁 이후 빈 회의를 거쳐 프로이센 왕국령 라인란트에 편입되었다.
경제 및 산업
카메라 제조사 라이카(Leica)의 본사가 이 도시에 위치해 있으며, 칼 자이스(Carl Zeiss)의 지점 등 광학 관련 기업이 자리 잡고 있어 '광학의 도시'로 불리기도 한다.
건축 및 문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철도 시설이 주요 표적이 되어 파괴되었던 인근 대학 도시 기센(Gießen)과 달리, 베츨라어의 구시가는 비교적 온전히 보존되었다. 구시가지 중앙에 위치한 베츨라어 대성당(Wetzlarer Dom)은 증축 공사 중 도시의 재정 파산으로 공사가 중단되어 독특한 건축적 특징을 보인다. 또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하는 샤를로테의 생가가 남아 있다.
스포츠
1904년 창단된 핸드볼 팀 HSG 베츨라어(HSG Wetzlar)가 이 도시를 연고로 하여 독일 핸드볼 분데스리가에서 활동하고 있다.
표기
'베츨라어'는 독일어 Wetzlar의 어말 r을 '어'로 표기하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이다. 다만 실제 독일어 발음에서는 어말 r이 모음처럼 발음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벳츨라'에 가깝게 발음된다. 이로 인해 '베츨라어', '베츨라르', '베츨라', '벳츨라' 등 여러 표기가 혼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