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노예 무역은 중세 초기부터 르네상스 시기까지 베네치아 공화국이 지중해와 흑해를 중심으로 수행한 노예 매매 활동을 의미한다. 베네치아는 동양과 서양을 잇는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하여 유럽, 비잔티움 제국, 이슬람 세계 사이에서 노예를 포함한 다양한 상품을 중개하며 경제적 번영을 누렸다.
주요 공급원은 주로 발칸반도와 흑해 연안 지역이었다. 특히 이 지역에 거주하던 슬라브족이 주요 대상이 되었으며, 이로 인해 서구 언어에서 노예를 뜻하는 단어(Slave 등)의 어원이 슬라브(Slav)에서 유래하게 되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베네치아 상인들은 이들을 포획하거나 지역 군주로부터 구입하여 지중해 각지로 운송하였다.
주요 수요처는 이슬람 세계인 북아프리카와 이집트의 맘루크 왕조였다. 맘루크 왕조는 군사력 유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예 군인을 필요로 했으며, 베네치아는 이 수요를 충족시키는 핵심적인 공급망 역할을 수행하였다. 또한 베네치아 본토와 지중해 내 식민지의 가사 노동력이나 농업 노동력으로도 노예가 활용되었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그리스도교인을 비그리스도교도에게 판매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였으며, 베네치아 정부 역시 이를 규제하는 법령을 제정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경제적 이익이 교회의 금지령보다 우선시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교도나 이단으로 간주되는 집단에 대한 노예 무역은 묵인되거나 지속되었다.
베네치아의 노예 무역은 15세기 이후 오스만 제국이 지중해와 흑해의 제해권을 장악하고, 대항해 시대의 시작으로 무역로의 중심이 대서양으로 이동하면서 점차 쇠퇴하였다. 또한 노동력 확보 방식이 노예제에서 다른 형태의 예속 노동이나 임금 노동으로 변화함에 따라 지중해 내 노예 매매의 규모는 축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