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여권(Venezuelan passport, 스페인어: Pasaporte venezolano)은 베네수엘라 시민에게 발급되는 국제 여행 증명서이다. 발급 및 관리는 베네수엘라 행정식별이민외국인청(SAIME, Servicio Administrativo de Identificación, Migración y Extranjería)이 담당한다.
외형 및 규격
현행 여권 표지는 진청색(deep blue)이며, 상단에 'Mercosur(메르코수르)'라는 명칭과 그 아래에 'República Bolivariana de Venezuela(베네수엘라 볼리바르 공화국)'라는 국명이 기재되어 있다. 표지 하단에는 생체인식 여권 상징이 표시되어 있다. 2015년 이후 발급된 여권은 총 34페이지이며, RFID 칩이 내장된 생체인식 여권 형태로 발급된다. 소지자의 개인 정보는 디지털 방식으로 플라스틱 카드에 인쇄되며, 하단에 기계 판독 영역(MRZ)이 포함되어 있다.
발급 역사
베네수엘라 정부는 2007년 7월 1일 최초의 생체인식 여권을 도입하였고, 2015년 4월 17일 두 번째 버전의 생체인식 여권으로 전환하였다. 그 이전까지는 안데스 공동체(Andean Community) 여권이 사용되었다.
유효 기간 및 비용
만 18세 이상 성인용 여권은 10년, 만 4세에서 17세 사이는 5년, 만 3세 미만은 3년의 유효 기간을 갖는다. 2021년 4월 19일부터 성인 신규 여권 발급 비용은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고시 환율 기준 미화 216달러 상당으로 책정되었으며, 3~17세는 162달러, 3개월 이상~3세 미만은 108달러이다.
유효 기간 연장
베네수엘라 국회는 2024년 6월 25일 법령을 통해 해당 날짜 이전에 발급된 모든 베네수엘라 여권의 유효 기간을 인쇄된 만료일 또는 마지막 연장(prórroga) 만료일로부터 10년간 자동 연장한다고 선포하였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이 연장 조치를 이민 목적상 인정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17년 11월부터 마두로 정부는 여권 잔여 페이지가 충분한 경우 2년간의 유효 기간 연장을 허용하였고, 2022년부터는 최대 5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발급난과 위기
2017년부터 SAIME가 여권 발급에 필요한 원자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서 심각한 발급난이 발생하였다. 2016년 기준 약 180만~300만 명이 여권을 신청한 반면 실제 발급된 여권은 약 30만 건에 그쳤다. SAIME는 온라인 신청 시스템을 도입하고 72시간 내 배송을 보장하는 유료 서비스를 개시하였으나, 사이트가 여러 차례 중단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해외 거주 베네수엘라인의 경우 여권 발급을 위해 정식 비용의 수 배에 달하는 뇌물을 요구받는 사례도 보고되었다.
이러한 발급난으로 인해 미국, 캐나다, 스페인 및 여러 중남미 국가들은 만료된 베네수엘라 여권의 사용을 최대 5년까지 인정하고 있다.
위조 및 사기 사건
2017년 2월 CNN과 CNN en Español의 합동 보도 '그림자 속의 여권'(Pasaportes en la sombra)에 따르면, 바그다드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관 직원들이 시리아, 팔레스타인, 이란, 이라크, 파키스탄 등 중동 지역 출신 인물들에게 여권과 비자를 매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헤즈볼라(Hezbollah) 연계 인물들에게도 여권이 발급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SAIME는 해당 여권이 진본임을 확인하였으나, 국가 데이터베이스와 대조 시 명의가 변경되어 있었다. 여권 1건당 5,000~15,000달러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외무장관 델시 로드리게스(Delcy Rodríguez)는 정부의 관여를 부인하였다. 이틀 후인 2017년 2월 14일, 베네수엘라 정부는 CNN en Español의 방송을 중단시켰다.
여권 파워(비자 면제 현황)
베네수엘라 여권 소지자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방문할 때 여권 대신 신분증(Cédula de Identidad)만으로도 입국이 가능하다. 2022년 5월 기준 헨리 여권 지수(Henley Passport Index)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여권은 전 세계 128개의 국가 및 지역에 무비자 또는 도착 비자로 입국할 수 있어 세계 42위의 여행 자유도를 기록하였다. 2026년 기준 패스포트그레이드(PassportGrade) 평가에서는 이동성 점수 145점, 무비자 69개국으로 세계 27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2017년 이후 베네수엘라 난민 위기가 심화되면서 파나마, 온두라스, 과테말라, 페루, 칠레, 에콰도르, 도미니카 공화국 등 중남미 10개국이 베네수엘라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중단하고 비자 요건을 재도입하였다. 2022년 1월 21일부터 멕시코도 베네수엘라 시민에게 비자를 요구하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