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라 9호(러시아어: Венера-9, 영어: Venera 9)는 소련이 금성 탐사를 위해 개발한 무인 우주 탐사선으로, 제조업체 명칭은 4V-1 No. 660이다. 궤도선(Orbiter)과 착륙선(Lander)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베네라 10호와 동일한 기종으로 동시에 발사되었다.
발사 및 임무 개요
베네라 9호는 1975년 6월 8일 02:38 UTC에 프로톤-K/D 로켓을 사용하여 바이코누르 우주 기지 81/24 발사장에서 발사되었다. 발사 중량은 4,936kg이었으며, 착륙선의 중량은 1,560kg, 표면 탑재량은 660kg이었다. 관리 기관은 라보츠킨(NPO Lavochkin)이었다.
궤도선
궤도선은 1975년 10월 20일 금성 궤도에 진입하여, 금성 궤도를 도는 최초의 인공위성이 되었다. 궤도선의 임무는 착륙선의 통신 중계 역할과 함께 여러 과학 장비를 이용해 구름층과 대기 매개변수를 탐사하는 것이었다. 1975년 10월 26일부터 12월 25일까지 총 17회의 조사 임무를 수행했다. 궤도선은 두 개의 태양 전지판 날개가 달린 원통형 구조에 고이득 포물선 안테나가 부착되었으며, 상단에는 착륙선을 고정하는 직경 2.4m의 구형 구조물이 장착되어 있었다. 궤도선의 궤도 이심률은 0.89002, 근점 고도 7,625km, 원점 고도 118,072km, 궤도 경사 29.5도, 주기는 48.3시간이었다.
착륙선
착륙선은 1975년 10월 20일 궤도선으로부터 분리되었으며, 1975년 10월 22일 05:13 UTC에 금성 표면에 착륙했다. 착륙 지점은 북위 31.01°, 동경 291.64°로, 베타 레지오(Beta Regio) 인근의 경사 20°의 바위투성이 비탈면이었다. 착륙선은 대기 진입 시 초속 10.7km에서 초속 150m로 감속되었으며, 구형 열 차폐막으로 보호되었다. 이후 3개의 돔형 낙하산이 전개되어 고도 63km에서 초속 50m로 추가 감속되었다. 구름층 통과 하강에는 약 20분이 소요되었으며, 고도 50km에서 낙하산을 분리한 후 링 모양의 공기 역학적 제동 장치를 사용해 초속 7m의 속도로 착륙했다.
역사적 의의
베네라 9호는 인류 역사상 다른 행성의 표면에서 사진을 지구로 전송한 최초의 우주선이다. 착륙 직후 카메라가 작동하기 시작했으며, 촬영된 흑백 파노라마 사진은 수많은 돌이 있는 매끄러운 표면을 보여주었다. 계획된 360도 파노라마 사진은 두 대의 카메라 중 하나의 렌즈 커버가 분리되지 않아 180도로만 촬영되었다. 착륙선이 측정한 표면 조도는 14,000럭스로, 직사광선이 없는 대낮의 지구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과학적 측정 결과
베네라 9호는 다음과 같은 금성 환경 데이터를 측정했다:
- 표면 온도: 485°C
- 표면 압력: 약 9,100kPa (약 90기압)
- 구름층 두께: 30~40km, 구름 하단 고도 30~35km
- 대기 화학 성분: 염산(HCl), 불산(HF), 브로민(Br), 아이오딘(I) 등 검출
- 표면 풍속: 초속 0.5~1m
임무 종료
순환 유체 시스템을 통한 열 분산과 사전 냉각 덕분에 착륙선은 착륙 후 53분간 작동할 수 있었다. 이후 궤도선이 무선 통신 범위 밖으로 이동하면서 교신이 끊겼다. 궤도선의 최종 교신 시점은 1976년 3월 22일로, 발사부터 최종 교신까지의 총 임무 기간은 292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