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격(法人格, legal personality)은 법률상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지위 또는 자격을 의미한다. 권리능력(權利能力)이라고도 한다. 법인격을 가진 주체는 법률관계에서 독립적으로 권리를 취득하고 의무를 부담할 수 있으며, 계약을 체결하고, 재산을 소유하며, 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
법인격의 귀속 주체
대한민국 민법은 법인격을 가질 수 있는 주체로 자연인(自然人)과 법인(法人)을 인정하고 있다. 자연인은 모든 사람이 출생과 동시에 법인격을 취득하며, 사망 시 소멸한다. 법인은 법률에 의하여 자연인 외의 단체나 재산의 집합에 법인격이 부여된 경우로, 민법 제34조는 "법인은 법률의 규정에 좇아 정관으로 정한 목적의 범위내에서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고 규정한다. 법인은 설립등기를 함으로써 성립하며(민법 제33조), 해산 및 청산 종결 시 소멸한다.
법인의 종류와 법인격
법인은 크게 사단법인(社團法人)과 재단법인(財團法人)으로 구분된다. 사단법인은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결합한 사람들의 단체에 법인격이 부여된 것이며, 재단법인은 특정한 목적에 바쳐진 재산에 법인격이 부여된 것이다. 또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영리법인(상법상의 회사 등)과 영리 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법인(민법상의 사단법인·재단법인)으로 나뉜다. 공법인(국가, 지방자치단체 등)과 사법인으로도 구분된다.
법인격의 법적 효과
법인격을 가진 법인은 다음과 같은 법적 능력을 가진다. 첫째, 권리능력(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가지나, 자연인의 육체적 존재를 전제로 하는 권리(친권, 상속권 등)는 향유할 수 없으며, 정관으로 정한 목적 범위 내로 제한된다. 둘째, 행위능력(법률행위를 직접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나, 법인은 스스로 행위할 수 없으므로 이사 등의 대표기관을 통하여 행사한다. 셋째, 불법행위능력이 인정되어 이사나 기타 대표자가 그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가한 손해에 대하여 법인이 배상책임을 진다(민법 제35조). 넷째, 범죄능력에 관하여는 법인은 사법상의 의무 주체가 될 뿐 원칙적으로 범죄능력이 없으나, 양벌규정(兩罰規定)이 있는 개별 법률에 한하여 법인도 형사처벌(벌금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법인격 부인론(法人格 否認論)
법인격 부인론은 법인이 법률상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받는 원칙에 대한 예외적 법리이다. 법인격이 남용되어 사기나 탈법 행위의 도구로 사용되거나, 법인이 사실상 지배주주나 모회사의 꼭두각시에 불과한 경우, 법원이 특정 사안에서 법인의 독립성을 무시하고 그 배후의 실질적 주체에게 직접 책임을 묻는 이론이다. 대한민국 대법원은 법인격 남용이 명백한 경우에 한정적으로 이를 인정하고 있다.
법인격의 본질에 관한 학설
법인격의 본질에 관하여는 크게 법인의제설(法人擬制說)과 법인실재설(法人實在說)이 대립해 왔다. 법인의제설은 법인은 법률의 힘으로 자연인에 준하여 만들어진 의제적 존재라고 보는 반면, 법인실재설은 법인이 사회적 실체로서 실제로 존재한다고 본다. 오늘날의 통설은 법인을 권리·의무의 주체로서 적합한 일정한 조직이 있는 동일체로 보는 조직체설(組織體說)이다.
역사적 기원
법인격의 개념은 로마법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으며, 근대에 들어 인간의 평등과 존엄성에 기반한 인격 개념이 법인에게로 확대되었다. 현대 법체계에서 법인격은 민법, 상법, 행정법 등 여러 법률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