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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신론

범신론(汎神論, 영어: pantheism)은 현실, 우주, 자연이 신성(神性) 또는 최고 존재와 동일하다는 철학적 및 종교적 믿음이다. 세계 밖에 별개로 존재하는 인격신이 아닌, 우주·세계·자연 등 현실의 모든 것을 신과 동일시하는 입장이다. 이는 조물주(신적 존재)와 피조물(세계나 자연) 간에 단절을 두지 않는 관점으로, '일즉일체(一卽一切)', '범아일여(梵我一如)', '신즉자연(神卽自然)', '만유신론(萬有神論)' 등의 표현으로도 불린다.

범신론은 "세계"가 "세계 바깥에 존재하는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보는 유신론과 달리, 이러한 대립을 부정하고 모든 것을 창조자의 현현(顯現)으로 보거나 창조자를 내포한 것으로 보는 실체일원론적 관점이다. "신"만이 실재하며 "세계"는 신의 유출·표현·전개에 불과하다고 본다면 이는 무세계론(無世界論)에 가까우며, 반대로 "세계"만이 실재하며 "신"은 세계의 총합에 불과하다고 본다면 무신론이나 유물론과 연결된다.

어원적으로 '범신론'은 그리스어 pan(모든, 전부)과 theos(신)의 합성어인 'pantheism'에서 유래했으며, 모든 것이 신이라는 뜻을 내포한다. 17세기 네덜란드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Baruch Spinoza)가 "신=자연(Deus sive Natura)"라는 정식으로 체계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스피노자는 신과 자연을 동일한 실체로 보았으며, 그의 사상은 이후 범신론의 전형으로 널리 인용된다.

범신론은 범재신론(panentheism)과 구별된다. 범신론이 "모든 것은 신이다(Everything is God)"라면, 범재신론은 "신은 모든 것 안에 있다(God is in everything)"는 입장으로, 신이 세계를 초월하면서도 동시에 내재한다고 본다. 종교철학에서는 범신론을 비유신론적 일신교(non-theistic monotheism)의 한 형태로 분류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는 인도의 우파니샤드 사상, 고대 그리스 철학(파르메니데스, 플로티노스 등), 르네상스 시기의 브루노, 근대의 스피노자, 19세기 낭만주의 사상가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통에서 범신론적 관점이 나타난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환경윤리 및 생태 철학과의 연관성 속에서 재조명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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