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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조

번조는 한국어에서 사용되는 단어로, 다음의 세 가지 주요 의미가 있다.

1. 번조(煩燥) — 한의학 용어

한의학에서 사용되는 개념으로, 몸과 마음이 답답하고 열이 나서 손과 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한자 煩(괴로워할 번)과 燥(마를 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로 신경계의 항상성이 교란되어 나타나는 정신운동성 흥분 상태와 연관된다. 일부 한의학 임상에서는 도파민계의 과활성화, 충동성, 과잉 행동 등과의 관련성이 논의된다.

2. 번조(燔造) — 도자기 제조 공정

질그릇, 사기그릇, 도자기 등을 가마(窯) 안에서 불에 구워 만드는 공정 및 작업 과정을 의미한다. 한자 燔(불사를 번)과 造(이룰 조)로 구성된다. 점토 등으로 성형된 기물(器物)은 가마 안에서 번조 과정을 통해 물리적·화학적 변화를 거쳐 견고한 실용 기물이 된다. 번조 과정은 온도 상승에 따라 여러 단계로 진행되며, 특히 1,000℃에서 1,300℃ 구간이 가장 중요한 단계로, 이 시기에 원자 재배열과 결정화가 진행된다.

번조 시 산소 공급량에 따라 산화번조(酸化燔造)와 환원번조(還元燔造)로 나뉘며, 이에 따라 유약의 색상(釉色)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 고려청자는 약 1,300℃ 전후, 조선 초기 청화백자는 약 1,260℃~1,270℃에서 번조되었다.

조선시대에는 경기도 광주에 설치된 관요(官窯)에서 왕실용 백자의 번조가 이루어졌으며, 사옹원(司饔院) 소속의 번조관(燔造官)이 이를 담당하였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번조가 자기를 굽는 의미 외에도 유리구슬(청주, 주옥 등)을 만들거나 장례용 석회를 가공하는 의미로도 사용된 사례가 기록되어 있다.

3. 번조(樊稠) — 역사 인물

중국 후한 말의 장군으로, 양주(涼州) 출신이다. 동탁(董卓) 사후 이각(李傕), 곽사(郭汜), 장제(張濟)와 함께 수도 장안(長安)을 점령하고 조정을 농단하였다. 이후 마등(馬騰)과 한수(韓遂)의 침입을 물리쳤으나, 권력 다툼 끝에 195년 이각에게 살해되었다. 삼국지연의를 접한 이들 사이에서는 '번주(樊稠)'로 오인되는 경우가 있으나, 한자 稠(빽빽할 조)는 인명에서 '조'로 읽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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