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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벌

번벌(藩閥)은 메이지 시대(1868~1912)에 일본 제국 정부와 제국 육군·해군의 각 요직을 장악한 정치 세력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일본어로는 '한바츠(はんばつ)'라고 읽으며, 영어로는 'Meiji oligarchy'(메이지 과두제)로 번역된다.

'번벌'이라는 명칭은 이 정치 세력의 구성원들이 주로 사쓰마국(지금의 가고시마현), 나가토국/조슈(지금의 야마구치현), 도사국(지금의 고치현), 히젠국(지금의 사가현·나가사키현)의 번(藩) 출신이었던 데에서 유래하였다.

메이지 유신 이후 1871년 폐번치현(廢藩置縣)으로 중앙집권 체제가 수립되었으나, 유신을 주도한 사쓰마·조슈·도사·히젠 출신의 인사들이 참의(參議)와 각 성(省)의 장관직 대부분을 독점하면서 번벌 체제가 형성되었다. 이 네 지역의 머리글자를 따서 '삿초도히(薩長土肥)'라고도 불렸다.

번벌 내에서도 조슈벌은 일본 제국 육군의 요직을, 사쓰마벌은 일본 제국 해군의 요직을 각각 장악하면서 서로 대립하였다. 이러한 육군과 해군 간의 대립은 제2차 세계 대전까지 지속되었다. 조슈 출신의 주요 정치인으로는 이토 히로부미, 야마가타 아리토모, 가쓰라 다로, 데라우치 마사타케, 다나카 기이치 등이 있으며, 사쓰마 출신으로는 구로다 기요타카, 마쓰카타 마사요시, 야마모토 곤베에 등이 있다.

번벌 정치 시기는 대략 1890년대부터 1910년대까지 이어졌으며, 특히 1900년대에서 1910년대까지는 가쓰라 다로(조슈계)와 사이온지 긴모치(공가계)가 교대로 내각을 운영한 '게이엔 시대(桂園時代)'로 불린다. 이후 정당 정치의 발달과 함께 번벌의 영향력은 점차 약화되었으나, 일본 정치와 군부에 깊은 영향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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