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워스 필터(Butterworth filter)는 신호 처리 분야에서 사용되는 필터의 한 종류로, 통과대역에서 최대한 평탄한 주파수 응답을 가지도록 설계된 필터를 의미한다. 최대 평탄 필터(maximally flat magnitude filter)라고도 불린다.
역사
버터워스 필터는 1930년 영국의 엔지니어이자 물리학자인 스티븐 버터워스(Stephen Butterworth)가 논문 "On the Theory of Filter Amplifiers"에서 처음 기술하였다. 당시 필터 설계는 경험이 풍부한 설계자의 수작업에 크게 의존했으며, 통과대역에서 상당한 잔물결(ripple)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버터워스는 적절한 값을 가진 필터 소자의 수를 늘리면 이상적인 필터에 점진적으로 근접하는 설계가 가능함을 수학적으로 보여주었다. 다만 그의 필터는 출판 이후 30년 이상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지는 않았다.
주요 특성
버터워스 필터의 핵심적인 특성은 다음과 같다.
- 통과대역과 저지대역 모두에서 단조(monotonic) 진폭 응답을 가지며, 잔물결이 없다.
- 주파수 응답의 크기(이득)는 다음과 같은 수식으로 표현된다.
G(ω) = 1 / √(1 + ω^(2n))
여기서 ω는 각진동수, n은 필터의 차수(극의 수)를 의미한다.
- 차단 주파수(대략 -3 dB 지점, 전압 이득 1/√2 ≈ 0.7071)를 기준으로 고주파에서 옥타브당 -6n dB, 즉 데케이드당 -20n dB의 비율로 롤오프(감쇠)한다. 따라서 차수가 높을수록 차단이 더 날카로워진다.
- 통과대역에서 "최대 평탄성"을 갖는다. 즉, 차수 n에 대해 2n차 미분까지의 모든 이득 미분값이 ω=0에서 0이 된다.
- 체비셰프 필터나 타원 필터에 비해 차단 주파수 주변의 롤오프가 느려 동일한 저지대역 성능을 얻기 위해 더 높은 차수가 필요하다. 반면 통과대역에서 더 선형적인 위상 응답을 갖는 장점이 있다.
- 차수가 증가함에 따라 계단 응답에서 오버슈트와 링잉이 악화되는 단점이 있다.
수학적 구성
n차 버터워스 로우패스 필터의 이득은 다음 식으로 주어진다.
G²(ω) = G₀² / [1 + (ω/ωc)^(2n)]
여기서 ωc는 차단 주파수, G₀는 DC 이득이다. 전달 함수 H(s)의 극들은 복소 평면에서 반경 ωc의 원 위에 등간격으로 배치되며, 안정성을 위해 s의 음의 실수 절반 평면에 있는 극만 선택된다. 정규화된 버터워스 다항식은 1차부터 10차까지의 표준 형태가 널리 알려져 있다.
구현 방식
버터워스 필터는 여러 토폴로지로 구현될 수 있다.
- 수동 구현: 카우어(Cauer) 토폴로지가 주로 사용되며, 병렬 콘덴서와 직렬 유도자로 구성된다.
- 능동 구현: 셀렌-키(Sallen-Key) 토폴로지가 가장 흔하며, 연산 증폭기, 저항, 콘덴서를 사용한다.
- 디지털 구현: 아날로그 필터 설계를 쌍선형 변환(bilinear transform) 또는 매칭 Z 변환(matched Z-transform) 방법을 통해 이산화하여 구현한다.
활용 분야
버터워스 필터는 오디오 신호 처리, 통신 시스템, 생체 신호 처리, 계측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날로그 및 디지털 필터 설계에 폭넓게 사용된다. 체비셰프 필터, 베셀 필터, 타원 필터 등과 함께 대표적인 필터 설계 방식으로 꼽힌다.
관련 필터와의 비교
버터워스 필터는 통과대역과 저지대역 모두에 잔물결이 없다는 점에서, 통과대역에 잔물결이 발생하는 체비셰프 필터나 통과대역·저지대역 모두에 잔물결이 있는 타원 필터와 구별된다. 반면 동일 차수에서 차단 특성이 상대적으로 완만하므로, 보다 급격한 차단이 요구되는 응용에서는 다른 필터 유형이 선호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