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 청화매조죽문 항아리(白磁 靑畵梅鳥竹文 壺)는 조선 전기에 제작된 청화백자 항아리로, 도자기 표면에 청색 코발트 안료를 사용하여 매화(梅), 새(鳥), 대나무(竹)를 그린 문양을 특징으로 한다. 2020년 1월 6일 대한민국 보물 제2058호로 지정되었다.
명칭과 분류
'백자 청화매조죽문 항아리'라는 명칭은 백자(白磁, 흰색 도자기), 청화(靑畫, 코발트 안료로 푸른색 문양을 그린 기법), 매조죽문(梅鳥竹文, 매화·새·대나무 문양), 항아리(壺, 둥근 몸체의 저장용기)의 합성어이다. 한자 표기는 白磁 靑畵梅鳥竹文 壺이다. 이 유물은 뚜껑이 있는 입호(立壺) 형태이며, 동일한 문양과 양식의 국보 제170호 '백자 청화매조죽문 유개항아리'(국립중앙박물관 소장)와 비교되는 작품이다.
소장 현황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이화로 52에 위치한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시대와 제작 배경
15세기에서 16세기경, 조선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1469년(예종 원년) 경기도 광주에 관요(官窯)가 설치되면서 백자 제작이 획기적으로 발전하였는데, 이 항아리도 이러한 관요 시스템에서 왕실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청화백자의 푸른색 안료는 산화코발트 성분의 수입 안료(회청, 회회청 등으로 기록됨)로, 매우 값비싸고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사용 계층은 왕실과 그에 준하는 극히 제한된 신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형태와 특징
조선 전기 전형적인 입호(立壘) 형태로, 몸체에 매화와 대나무, 그리고 여러 마리의 새가 한 폭의 그림처럼 그려져 있다. 새들은 날거나 앉아 지저귀는 등 각각 다른 자세로 표현되어 화면에 생동감을 주며, 매화봉오리에서는 초봄의 정취가 느껴진다. 문양의 구성은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세한삼우(歲寒三友, 소나무·대나무·매화)에서 매화와 대나무를 차용하고 여기에 새를 추가한 구성이다.
청화안료의 농담(濃淡) 표현이 뛰어나며, 마치 먹의 농담을 활용하듯 다양한 색조 변화를 보여준다. 이러한 높은 회화적 수준으로 보아 도화서(圖畵署) 소속 화원(畵員)이 문양 제작에 직접 참여한 관요산(官窯産) 백자로 추정된다. 조선 전기 학자 성현(成俔)의 『용재총화(慵齋叢話)』에는 사옹원 관리가 화사를 인솔하여 광주 관요에서 어기(御器) 제작을 감독했다는 기록이 있어 이를 뒷받침한다.
문화재적 가치
코발트가 주성분인 두 가지 종류의 안료가 사용된 점은 조선 전기 청화백자 제작 기술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동체 상·하부와 굽바닥에 일부 균열이 있으나 제작 당시의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으며,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조선 고유의 청화백자가 정립되던 시대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16세기 관요 청화백자의 높은 제작 수준과 조선 왕실의 성리학적 미적 취향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