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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

백록담(白鹿潭)은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산 정상에 위치한 화구호(火口湖)이다. 한라산의 정상 분화구 동쪽 바닥에 물이 고여 형성된 호수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정 화구호에 해당한다. 행정구역상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토평동 산15-1에 속하며, 2012년 11월 23일 대한민국의 명승(제90호)으로 지정되었다.

명칭 유래

'백록담'이라는 명칭은 한자 '白(흰 백)'과 '鹿(사슴 록)', '潭(못 담)'으로 구성되어 '흰 사슴이 있는 못'이라는 뜻을 지닌다. 『제주대정정의읍지(齊州大靜旌義邑誌)』에는 "백록담은 한라산 꼭대기에 있으며, 세속에서 여러 신선이 흰 사슴을 이끌고 이곳에서 물을 마셨다고 전하므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흰 사슴(백록)을 탄 신선이 내려와 물을 마셨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것이다.

지리 및 지질

백록담 분화구는 동서 길이 약 585~600m, 남북 길이 약 375~400m, 둘레 약 1,720m, 면적 약 21만 230㎡에 이르는 타원형 산정 화구이다. 분화구를 둘러싼 화구륜의 깊이는 20~112m에 달하며, 수면의 해발고도는 약 1,839m이다. 평상시 수심은 1~2m이며, 최대 만수위 시 수심은 약 4.05m, 담수 면적은 약 2만㎡, 저수 용량은 약 5만 6,000톤에 이른다. 수위는 증발과 퇴적층 누수로 인해 하루 평균 약 7.8cm씩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백록담은 한라산 최후기 화산활동의 중심지로, 먼저 조면암질 용암이 분출하여 산정에 용암돔을 형성한 후, 용암돔 동쪽을 뚫고 조면현무암질 용암류가 분출하면서 형성되었다. 조면현무암의 연대는 약 3만 년 전으로 추정되며, 최근 백록담 습지 퇴적물 분석에 따르면 분화구 형성 시기는 최소 1만 9,000년 전으로 보고된다. 분화구 서쪽은 조면암으로 이루어진 급사면이며, 동쪽은 현무암으로 구성된 완사면이다.

생태

백록담 분화구의 식생은 초지, 침·활엽수 혼효림, 관목림으로 구분된다. 분화구에 분포하는 관속식물은 51과 174분류군이며, 이 중 33과 65분류군(약 37.4%)이 고산식물이다. 고산식물 가운데 돌매화나무, 시로미, 눈향나무, 구름송이풀, 설앵초, 한라돌쩌귀 등 21분류군은 희귀식물로 분류되며, 구상나무, 한라솜다리, 한라장구채, 한라사초, 구름체꽃 등 23분류군은 한라산 특산식물이다. 백록담 일대에는 제주도룡뇽, 북방산개구리, 무당개구리 등 4종의 양서류와 노루, 오소리, 제주족제비, 제주등줄쥐 등 4종의 포유류가 서식한다. 조류는 총 35종이 확인되었으며, 이 중 솔개, 말똥가리, 검독수리, 독수리, 매, 황조롱이 등 6종은 희귀 맹금류로 분류된다.

경관 및 문화

한겨울 쌓인 눈이 여름철까지 남아 있는 모습을 '녹담만설(鹿潭晩雪)'이라 하여 영주십경(瀛洲十景)의 하나로 꼽는다. 정지용 시인의 시 〈백록담〉이 문학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선 시대 최익현의 《유한라산기》에도 백록담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다.

보호 및 탐방

백록담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82호)의 일부로 보호되고 있다. 1978년 9월 1일부터 백록담 보호와 등산객 안전을 위해 호수 주변에 울타리가 설치되어 내부로의 접근이 통제되었으며, 1986년 4월 1일부로 백록담 호수로 가는 등산로도 폐쇄되었다. 현재는 성판악 탐방로(편도 9.6km, 약 4시간 30분)와 관음사 탐방로(편도 8.7km, 약 5시간)를 통해서만 정상에 도달할 수 있으며, 2020년 2월 1일부터 사전 예약제가 시행되고 있다. 기상 여건에 따라 입산이 통제될 수 있으며, 안개나 강설로 인해 정상에서도 백록담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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