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계산(白鷄山)은 대한민국 전라남도 광양시 옥룡면에 위치한 산으로, 해발 505.8m이다. 한자 표기는 '흰 닭'을 뜻하는 백(白)과 계(鷄)를 사용한다. 백운산(白雲山, 1,218m)에서 남서쪽으로 뻗어내린 지맥에 형성된 산으로, 백운산의 남쪽 중앙부에 해당하는 아담한 규모의 산이다.
명칭의 유래와 관련하여, 역사적으로 '백계산'이라는 이름은 예로부터 지금의 백운산 전체를 통칭하는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이르러 주산은 '백운산'으로, 그 혈처(穴處)에 해당하는 지맥의 산은 '백계산'으로 명칭이 분리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도선국사 비문의 "백계산유고사왈옥룡(白鷄山有古寺曰玉龍)"이라는 기록과 경보선사 비문의 "백계산동지운암강(白鷄山東之雲巖崗)"이라는 기록을 통해, 백계산이 과거에는 백운산 일대를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을 지칭하는 이름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백계산은 통일신라 말기의 고승이자 풍수지리의 대가인 도선국사(道詵國師)와 깊은 연관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도선국사는 864년(경문왕 4년)에 이곳에 옥룡사(玉龍寺)를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며, 이후 수백 명의 제자를 가르치며 35년간 머물다가 입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옥룡사지(玉龍寺址)는 사적 제407호로 지정되어 있다. 도선국사의 창건 과정에는 아홉 마리 용이 살던 연못을 메우고 절터를 닦았다는 설화가 전해지며, 창건 당시 땅의 기운이 약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동백나무를 심었다는 전설이 있다.
백계산의 대표적인 자연 경관으로는 백계산 동백림이 꼽힌다. 이곳에는 수령 수백 년으로 추정되는 동백나무 약 7,000여 그루가 약 7만㎡에 걸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 동백림은 인공림이 아닌 자연림이며, 동백나무의 높이가 5~6m에 이르는 대형 수목이 다수 분포한다. 3월 초순에 꽃이 피기 시작하여 월말에 절정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계산은 풍수지리상 백운산 전체가 북쪽을 향해 날아오르는 닭의 형국을 이루고 있으며, 백계산은 그 혈처에 해당한다는 해석이 존재한다. 일부 자료에 따르면 산세가 '지네가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풍수적 해석도 전해진다. 다만 이러한 풍수적 해석은 전승적·민속적 의미에서의 설명으로, 학술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라기보다는 전통 지리 인식의 일부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현재 백계산 일대는 '백운산 둘레길 1코스' 및 '도선국사 천년숲길' 등의 등산 코스로 조성되어 있으며, 옥룡사지, 운암사, 눈밝이샘 등의 문화유적 및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교통은 광양읍에서 옥룡면 추산리 방면 시내버스를 이용하거나, 남해고속도로 광양 나들목에서 접근할 수 있다.
[참고문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백계산 옥룡사' 항목
- 신증동국여지승람 (백계산 관련 기록)
- 『명산고찰 따라』(이고운·박설산, 신문출판사, 1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