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 아트 미술관(Museum of Bad Art, 약칭 MOBA)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한 사설 미술관으로, 전통적인 미술관에서 전시되기 어려운 작품들을 수집·보존·전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미술관의 공식 표어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예술(Art too bad to be ignored)"이다.
설립 배경
배드 아트 미술관은 1993년 가을, 골동품 상인 스콧 윌슨(Scott Wilson)이 보스턴 로슬린데일 지역의 길가 쓰레기통 사이에서 버려진 유화 한 점을 발견하면서 설립의 계기가 마련되었다. 윌슨은 처음에는 그 그림의 액자만을 노렸으나, 친구인 제리 라일리(Jerry Reilly)가 그림 자체의 매력을 알아보고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두 사람은 의도적으로 "나쁜 예술"을 수집하기 시작했으며, 1993년 미술관이 공식 설립되었고 1994년 3월 첫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운영 이념과 수집 기준
미술관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전시되지 못하고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는 작품을 만들어 낸 예술가의 노고를 기린다"는 이념을 내세운다. 공동 설립자 제리 라일리는 "세계의 모든 도시에 최고의 예술을 위한 미술관이 최소한 하나씩 있는 반면, MOBA는 최악의 예술을 수집·전시하는 유일한 미술관"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수집 기준은 엄격하다. 작품은 진지한 예술적 의도로 제작되었고 원본이어야 하며, 동시에 상당한 결함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큐레이터들은 의도적인 키치(kitsch)나 공장 생산품, 어린이 작품, 블랙 벨벳 그림, 숫자 그림(paint-by-numbers) 등은 수집하지 않는다. 공동 설립자 마리 잭슨(Marie Jackson)에 따르면 수집 작품 열 점 중 아홉 점은 "충분히 나쁘지 않아" 채택되지 않는다고 한다.
소장품과 대표 작품
소장품은 약 900점에 달하며, 전시 공간의 제약으로 한 번에 50~70점이 전시된다. 대표적인 소장품으로는 미술관 설립의 계기가 된 작자 미상의 유화 《들판의 꽃과 함께 있는 루시》(Lucy in the Field with Flowers)가 있다. 이 작품은 1993년 쓰레기에서 발견된 초기 수집품으로, 미술관의 상징적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존 게드라이티스(John Gedraitis)의 《변기에 앉은 조지》(Sunday on the Pot with George)와 매리 뉴먼(Mari Newman)의 《훌라 스커트를 입고 뼈다귀를 저글링하는 개》(Bone-Juggling Dog in Hula Skirt) 등이 주요 소장품으로 꼽힌다.
전시 공간의 변천
초기에는 보스턴의 개인 주택 지하에서 전시가 이루어졌으며, 이후 데덤 커뮤니티 극장 지하, 서머빌 극장, 브루클라인 등 여러 장소를 거쳤다. 2020년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지점이 일시 폐쇄된 후, 2022년 9월 보스턴의 도체스터 브루잉 컴퍼니(Dorchester Brewing Company) 탭룸에 재개관하였다. 2026년 기준으로 보스턴과 캐나다 퀘벡시티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사회적 영향과 평가
배드 아트 미술관은 《월스트리트 저널》, 《롤링 스톤》, 《와이어드》, 《타임스》 등 다수의 국제 언론에 소개되었으며, 《뉴욕 타임스 매거진》은 MOBA의 성공이 "최고의 나쁜 예술"을 전시하는 더 넓은 문화적 흐름의 일부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이 미술관이 예술 자체를 조롱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설립자들은 진지한 예술가의 열정을 기리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마리 잭슨은 "우리는 예술가가 영광스럽게 실패할 권리를 기념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MOBA의 작품들은 심리학 및 미술 연구에도 활용되었다. 한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MOBA와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작품을 비교 평가하게 하여 신속한 판단과 신중한 판단의 일관성을 검증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다른 연구에서는 작품의 구도와 균형 인식에 관한 실험이 이루어졌다. 이 미술관은 호주, 오하이오, 시애틀 등지의 유사한 수집·전시 활동에도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