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광(放火狂, Pyromania)은 개인이 고의로 불을 지르고 싶은 충동을 반복적으로 억제하지 못하는 충동조절장애(impulse-control disorder)이다. 이는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5)과 세계보건기구의 국제질병분류(ICD-11)에 모두 등재된 공인된 정신과적 진단명이다.
정의 및 진단 기준
방화광의 핵심 특징은 명백한 금전적 이득, 복수, 사보타주, 정치적 성명, 주의 환기 등의 외부 동기 없이 반복적으로 의도적인 방화를 저지른다는 점이다. 진단 기준에 따르면, 방화광 환자는 불을 지르기 전에 긴장감이나 정서적 각성이 증가하며, 불과 관련된 자극(불 구경, 불 피우기, 소방 장비에 대한 관심 등)에 지속적으로 매료된다. 불을 지르는 동안이나 직후에는 기쁨, 흥분, 안도감 또는 만족감을 경험한다. 이러한 행동이 지적 장애, 약물 남용, 또는 기타 정신 및 행동 장애로 더 잘 설명되지 않아야 방화광으로 진단된다.
방화(放火)와의 차이
방화광은 일반적인 방화(arson) 범죄와 구별되는 개념이다. 방화는 대개 복수, 금전적 이득, 범죄 은닉 등 계획된 이득을 위해 저질러지는 반면, 방화광은 그러한 외부 동기 없이 충동 조절의 실패로 인해 발생한다. 방화범 중 방화광으로 분류되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역학
방화광은 발생률이 1% 미만인 희귀 질환으로 보고된다. 정신과 병원 입원 환자 중 방화광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알려져 있으나, 일반 성인 인구에서는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환자의 대다수는 남성이며(약 90%), 발병 평균 연령은 18세 전후이다. 방화광은 드물게 3세 정도의 어린 아동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다.
원인
원인은 환경적 요인과 개인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아동기의 부모 방임, 신체적 또는 정서적 학대, 부모의 부재, 스트레스가 많은 인생 사건, 어른이 불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모습의 조기 목격 등이 있다. 개인적 요인으로는 부적절감, 장기간 축적된 심리적 스트레스, 세로토닌 조절 장애와 같은 신경화학적 요인 등이 연구되고 있다.
치료 및 예후
치료는 환자의 연령과 상태 심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아동 및 청소년의 경우 인지행동치료(CBT), 부모 교육, 소방안전 교육, 가족 치료 등이 사용되며 회복 예후는 일반적으로 긍정적이다. 성인의 경우 통찰력 부족과 협조 부족으로 치료가 더 어려우며, 장기적 심리요법과 약물 치료(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리튬,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 등)가 병행된다. 성인의 경우 방화광은 대개 만성 질환으로 간주되며 회복률은 낮은 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방화광 치료제로 공식 승인한 약물은 현재까지 없다.
어원
'Pyromania'는 그리스어 πῦρ(pyr, '불')에서 유래하였다. 1800년대에는 도덕적 광기(moral insanity)의 개념과 관련지어 이해되었으나, 이후 충동조절장애의 범주로 분류되었다. DSM-I(1952년)에서는 강박장애의 하위 범주였다가 DSM-III에서 충동조절장애로 재분류되었고, DSM-5에서는 '파괴적, 충동조절 및 품행 장애' 항목에 포함되었다.